김솔 -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 <유럽식 독서법>, <당장 사랑을 멈춰주세요, 제발>, <말하지 않는 책>, 장편소설로 <너도밤나무 바이러스>, <보편적 정신>, <마카로니 프로젝트>, <부다페스트 이야기>, 경장평소설로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퀘에크>, 짧은 소설로 <망상, 어>, <살아남은 자들이 경험하는 방식>이 있다. 문지문학상, 김준성 문학상, 제7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조금은 독특한 형태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의 한 남자는 무슨 죄를 짓고 철조망으로 묶여 죽음을 암시하듯, 난해하면서 혼란스러움이 공존하는 새로운 장르..... 새롭다.
어쩌면, 소설 제목은 반어법인지도 모르겠다.
(증오의 위대한 패배일 뿐....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총 6장으로 나눠져 있으며, 홀수와 짝수장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다른 두 이야기 같지만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주인공들의 정체는 명확지 않다.
소설 속 이야기는 간단하다.
홀수장은 '파블로'의 자기고백, 짝수장은 피해자인 동시에 복수자로 신분을 알 수 없는 '나'의 이야기로 공격적인 문체가 엿보인다.
어느 종교 보호시설에 수용된 수용자. 그리고 그 수용자 중에서도 사지가 절단된 상태가 엄중한 자들이 수용된 '겟세마네'라고 불리는 수용실. 파블로는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보호시설에 오게 된 '형제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 독백과도 같이 고백하고 있다.
사지가 절단되어 화술과 식탐만 남은 파블로는 자신의 여행기 및 수용시설에 대한 각종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신 음식을 '형제님'에게 요구하게 되고, 그 '형제님'과 어떤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인 '나'는 수용시설에서 우연찮게 13년 만에 만나지만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물론 '나'는 그사이 성전환 수술을 통해 현재 성별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남성으로 보여진다.
'파블로'의 자기 고백과도 같은 이야기와 '형제님'에 대한 복수를 갈망하는 '나'의 이야기는 있는 반면, '형제님'의 외형적인 모습에 대한 묘사만 있을 뿐 그 '형제님' 본인 자신의 대한 어떤 반응이나 이야기는 없는 게 약간 답답하다.
예를 들어 '파블로'가 이야기를 할 때의 그 형제님의 모습과 생각, 그리고 신분을 숨긴 채 복수에 가득 찬 '나'를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겟세마네라고 불리는 병실의 페드로, 후안, 필리페, 티아고, 토머스, 안드레, 파블로 그리고 원장신부와 마테오 수사, 셀리아 수녀, 마리아 간호사, 산티아고 박사가 등장하지만 '나'를 찾아내기엔 쉽지가 않다.
곳곳 약간의 힌트를 주고 있지만 그래도 섣불리 단정 짓긴 어렵다.
과연, '나'는 누굴까....?
마테오 수사, 형제의 사소한 행동까지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아선 병실 중에 파블로를 제외한 한 사람 같기도 하고, 아님 망상 속의 인물 혹은 죄를 지은 가해자를 단죄하시려는 신 일지도.
마치 추리소설 같기도 하다.
본의 아니게 이번 소설은 작가의 말하려고 하는 의도를 찾지 못했다.
사회 절대권력의 카르텔, 죄악과 용서, 사랑과 증오, 종교적 신념, 가해자의 처벌과 피해자의 고통, 인간성의 상실 등.......
"처벌은 죄악을 옮기거나 없애는 게 아니라 그것의 정체를 확정하고 기억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 피해자나 하느님을 대신해 가해자를 처벌하겠다고 약속한 법률가들은 가해자가 저지른 죄악보다는 그걸 증명하는 노리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피해자의 고통을 조로하는 수준의 형벌을 선고하고 말았다" page 251.
원래 읽으려고 했던 '행간을 걷다'를 읽어야만, 김솔 작가님에 대해서 조금 더 알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