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살이 - 경조사
'높낮이'처럼 반대말끼리 부둥켜안아 새 단어가 되는 경우가 있다. 한몸이 되면 뜻이 달라지기 일쑤. '위아래'는 정반대의 위치를 가리키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 사이의 위계를 뜻하기도 한다. '홀짝'은 단순하되 박진감 넘치는 놀이이다. '오르락내리락'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걸 '되풀이'하는 모습을 담는다. '오다가다 만난 사람'에 쓰인 '오다가다'는 아예 품사를 바꾸어 '우연히'라는 뜻의 부사가 되었다. 한자어는 더 흔하다. '전후, 좌우, 선후, 완급, 강약, 장단, 빈부, 귀천, 희비, 생사, 출입···.' 끝이 없다. 서양 말에는 이런 식의 단어 조합이 없다. 그중에 '경조사'라는 단어는 왠지 입속의 모래처럼 꺼슬꺼슬하다. '경사'와 '조사', 기쁜 일과 슬픈 일의 병존이라니. 둘은 정말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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