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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장강명의 책 한번 써봅시다/(18)에세이 쓰기- 5.나만의 철학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이 뭘까. 나는 '삶을 사랑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사랑하면 그 대상을 유심히 헤아리게 된다. 그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진다. 좋은 에세이에는 그렇게 삶에 대한 남다른 관찰과 애정이 담긴다. 내게 있어서는 그것이 에세이를 읽는 이유이고, 좋은 에세이를 읽고 나면 저자에게 호감을 품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소설과 다르다. 틀림없이 좋은 소설인데 읽고 나서 저자에 대해 무섭다거나 불쾌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으니까. 훌륭하지만 섬뜩한 소설도 많다. 하지만 그런 에세이는 읽은 기억이 없다. 그렇다고 글을 쓰기 위해 마음 수양을 하거나 도를 닦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삶이라는 추상명사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것이 사람.. 더보기
장강명의 책 한번 써봅시다/(17)에세이 쓰기 - 4.감추기의 기술들 '좋은 에세이를 쓰려면 자신만의 개성을 가꾸고 솔직히 잘 드러내야 한다, 좋은 글에는 개성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를 하면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은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몰래 하던 불온한 생각,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사적인 사연, 지인들에 대한 품고 있던 원망 등등. 그런 질문을 받으면 먼저 내 사례를 든다. 어지간히 솔직히 에세이를 써도 별일 안 일어난다. 자기와 생각이 비슷하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뭐 이따위 생각을 하느냐며 불쾌해하는 독자도 있다. 지인 중에는 "그랬어?" 하면 재미있어하는 이도 있다. 그게 전부다. 결국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의 비율은 에세이를 쓰기 전이나 후나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마음 깊은 곳을 드러내는 데 대한 예비 저자들의.. 더보기
장강명의 책 한번 써봅시다/14.에세이 쓰기-1.무엇을 쓸 것인가 “비슷한 주제의 에세이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봐요. 그게 있으면 이름 없는 작가라고 해도 출간하려고 노력합니다.” “독자가 관심 있어하는 주제인지를 봐요. 작가가 재미있게, 신나게 이야기하는 세계에 대한 글이라면 좋아요. 남들이 다 아는 내용에서 뭔가 하나 더 추가되는 부분이 있어야 할 것 같고요.” “작가 인지도를 먼저 봅니다. 인지도가 있는 작가라면 전작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를, 인지도가 없는 작가라면 저자가 잘 아는 분야인지, 글이 좋은지를 살펴요. 콘셉트는 평범해도 글이 좋으면 제목과 표지로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글을 왜 여러 사람이 읽어야 하는가를 물어요. 개인적이지만 사적이지 않은 글을 찾아요. 쓰는 사람의 개성은 드러나야 하지만 완전히 사적인 .. 더보기
장강명의 책 한번 써봅시다/9소설쓰기-1.개요를 짜야 하나?(2020년 2월 22일 토요일 한겨례) 이제 본격적으로 소설, 에세이. 논픽션 책 쓰기를 이야기해보자. 먼저 소설 쓰기부터 시작해본다. 소설가 지망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때 꼭 듣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다. “작가님은 글을 쓸 때 미리 개요를 짜시나요?” 이건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며, 나는 소설을 쓰려는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습작을 시작하고 2~3년 안에 찾아내는 게 좋다. 소설가 지망생들이 이 문제를 되풀이해서 묻는 첫 번째 이유는 사람마다 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쪽에는 등장인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자기는 영매처럼 옮길 뿐이며,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자기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소설가들이 있다. 반대편에 선 작가들은 그런 식으로 소설을 쓴다는 건 설계도 없이 건물을 짓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