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고객 예금을 유치해, 일 대출하거나 다른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은행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고객들이 한꺼번에 예금을 찾아가는 일이다. 이런 '예금 인출 사태'를 '뱅크런'이라 한다. 은행이 돈을 제대로 돌려줄 것이라는 신뢰는 한번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 뱅크런은 대부분 파산으로 이어진다.
국가는 일시적 지급불응 사태나, 그로 인해 뱅크런이 일어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두고 있다. 중앙은행은 은행이 고객에게 받은 예금 가운데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하게 한다. 금융감독기관은 자기자본비율 등을 규제한다.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일정액까지는 지급을 보장하는 예금보험제도도 둔다. 그래도 뱅크런은 일어난다.
2008년 9월 26일 미국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뱅크가 파산했다. 뱅크런 때문이었다. 워싱턴뮤추얼뱅크는 전국에 2200여개 지점을 갖고 있었고, 당시 총자산이 3070억달러나 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이었다. 뱅크런이 진행되는 10일 동안 이 은행에서 167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뱅크런에 의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은 자산 규모(2090억달러)가 워싱턴뮤추얼뱅크보다 작았다. 그런데 뱅크런에서 파산까지 진행 속도는 일찍이 볼 수 없던 것이었다. 3월 9일 하루 동안 고객이 인출한 예금 액수는 420억달러(약 55조원)였다. 약 10시간에 걸쳐 일어난 일이라면 시간당 42억달러, 초당 100만달러가 넘었다. 결국 다음날 아침 폐쇄가 결정됐다. 실리콘밸리은행이 8일 오후 늦게 '자산 매각으로 18억달러의 세후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한 때부터 문을 닫기까지는 36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인터넷,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는 디지털뱅킹의 발달이 뱅크런의 속도도 초고속으로 바꾼 것이다.
오늘날 뱅크런은 예금보호 한도를 초과하여 돈을 맡긴 사람들이 돈을 찾으러 몰려들면서 일어난다. 워싱턴뮤추얼뱅크 사태 때도 전체 인출액의 70%가 비보호 예금이었다. 미국 정부는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 고객들에게 예금 전액 지급을 보장한다고 13일 발표했다. 후폭풍을 줄이기 위한 파격적인 조처다. 우선은 은행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할 테지만, 디지털 뱅킹 시대 뱅크런 예방 대책도 따로 연구해야 할 것 같다.
정남구 논설위원.
아마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근 들어 은행이 뱅크런으로 파산했다는 뉴스, 보도를 본 것이 오랜만이지 않나 싶다.
대부분 지급준비율이라든지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우리나라 경우에는 5천만원 한도까지 보장을 해 주는 것으로 알고 계실 것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5천만원 한도까지 보장되며, 농협/수협의 지역조합 및 신협/새마을금고 등은 자체 기금을 마련 시중은행들과 같은 한도 내에서 보장하며, 우체국은 정부가 전액 보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 우체국이 제일 안전한 건가....ㅎㅎ.
전문가들은 (내 개인적으로 그럴 일은 없겠지만...ㅠㅠ ) 은행이 파산하는 일은 극히 드물긴 하지만 만약을 대비해 큰 목돈을 예치하는 경우에는 여러 다른 은행으로 분산 예치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조언을 하기도 한다.
가끔, 어쩔수 없이 비대면으로 안 되는 업무 때문에 영업점을 방문할 때가 있는데 창구에 응대하는 직원분들도 적고 대부분 업무를 보시는 분들이 나이가 많으셔서 만약에라도 이런 뱅크런이 발생되게 되면 더 많은 피해를 보시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너무 빠르게 다가온 디지털 시대.
편리함도 많지만 너무 쉽게 소비, 대출과소비?를 할 수 밖에 만드는 시스템들과 거리를 두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더 교묘하게 우리 깊숙히 파고들려고 하겠지.
디지털 혹은 금융 취약계층들을 위한 보안 마련이 시급해지는 시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