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길산 정상에 눈이 쌓여 있다.
새벽에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4월초도 아니고 중순에 눈이라. 확실히 이상한 날씨다.
산으로 오르는 길이 비에 젖어 미끄럽기도 하고 낙엽과 풀이 젖어 있어 더 푹신푹신해진 것 같다.
높은 지대에만 눈이 내린 줄 알았더니, 아버지 산소 앞에 눈이 조금 쌓여 있다.
밤새 내린 비로, 아버지 산소에 입힌 잔디는 더 초록초록해 보였다.
아마, 지난주와 어제 심은 잔디는 잘 살거라는 느낌이 든다.
8묶음의 잔디만 일단 가져왔다.
비가 내려준 덕에 땅이 촉촉해서 잔디 심기에 참 좋다.
그래도 어느 정도 입힐까 생각했는데, 잔디를 심고 나니 티도 나지 않는 것 같다.
대략, 잔디양의 견적을 내보니 오늘처럼 8묶음 두 번 정도 오면 되지 않을까 싶다.
어버이날 전후와 아버지 기일에 날시예보를 참고하며 입히면 될 것 같다.
알바를 나가지 않으니, 주말에 일할때보다 더 바쁜 것 같다.
일을 할때는 다른 것들에 생각하지 않고 알바에만 집중을 했다면, 일을 없을 땐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일들과 만남의 계획이 생긴다.
오늘도 그러했다.
오후에도 햇빛이 났다가 비가 내리다 작은 우박도 내리고...참...이상타.
어머니 면회.
호박죽이 드시고 싶다 해서 주차를 해 놓고 병원 맞은편, 본죽을 찾았지만 오늘은 쉬는 날....ㅠㅠ.
얇게 썬 김치와 찐 계란, 바나나만 전해 드리고 왔다.
오늘은 어제 피주머니가 빠져서 다시 삽입하는 바람에 많이 움직이지 못해서 병동 앞에서 잠시 이야기만 나누고 들어가셨다.
잘 드시고, 기운 차리셔서 빨리 퇴원하셨으면 좋겠다.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서 내려오기 전에, 할아버지 할머니 며느리 빨리 낳아서 퇴원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인사를 드리고 왔는데.
어머니 면회를 갔다 와서 아내와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 부근의 전 동료분을 만났다.
나이도 있으셨지만 퇴직한지 1년 5개월. 그동안 쉬고 계시다 내일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하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한동안 전 회사 사장님과 직원들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역시, 지나간 시간은 추억이 된다.
새로 시작하는 일 잘 되시길 바라며,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산에서 내려오다, 돌을 주었다.
그냥 지나쳤을 텐데 유난히 납작하고 동굴해서 집어 들었다.
개울가에서 장갑을 빨면서 돌도 함께 씻었다.
나도 한번 '애완돌?'을 키워봐.....ㅎㅎ
방송 '미운 우리 새끼'의 임원희 배우가 애완돌을 이야기했을 때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것 또한 개인 취향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 손에 마음에 드는 돌이 쥐어지니 생각이 달라지네...ㅎㅎ.
요놈을 어떻게 할까....?
내일도, 비가 내려주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