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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going)

“벌초”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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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04:30.
알람이 울리고 세면과 면도를 하고 어머니 집으로 향합니다.
어머니는 밥을 준비하셨고 전 엄마표 누룽지를 먹고.. 세 곳의 벌초를 하기 위해 출발합니다.


 

기계가 오래 되어서 그런 것인지,

아님 제가 관리를 잘 못해서 그런 것인지 그 해 처음으로 사용할 때 시동걸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시동 걸다가 지칩니다.ㅎㅎ

땀을 한 참 흘리고 나서야 걸려주시네요.


많아 자라지는 않았지만 일 년에 두 번씩 해 드리고 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도 사진도 한 번도 못 뵈었지만...

전 올때마다 마음속으로 할아버지, 할머니께 부탁을 드리곤 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며느리...아버지 몫까지 건강하게 오래 사시게 도와주세요.!!”라고.


올해도 잔디를 사다가 입혀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묘봉이 허전해서 마음이 쓰입니다.
이번에는 제법 많이 살았는데.
주위에 나무들로 쌓여 있어 햇빛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서일 것이라고.


아버지 묘엔 꽃이 많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전 압니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해요.
그 단어만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ㅠㅠ


먼 친척분이 어머니께 부탁해서 몇 년째 벌초를 해드리고 있는데...

이 곳이 제일 힘들어요.
전 괜찮은데 이제 나이가 있으셔서 어머니가 너무 힘들어하셔서

죄송스럽습니다.
예초기로 제가 깎으면 어머니께서 갈퀴로 잔디와 풀을 버려주시는데 이것 자체가 힘든 것이 아니라,

산소에 오는 그 과정이 힘들고 힘들어하세요.
육체적인 힘이, 나 혼자 하기에 버거울 때...

이럴 때면 형이나 동생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들도 하곤 합니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이 들지만 그래도 이렇게 햇빛을 덜 보면서 끝낼 수 있어서 좋네요.

어머니.. 고생 많으셨어요라고 말씀을 드리니,
우리 아들이 더 고생했지.. 말씀하시네요.

좀 쉬어야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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