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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차례를 모시고 음복을 하면 그 작은 한 잔의 술이 사람을 참 아련하게 만든다.
이른 아침,
아무것도 먹지 않은 공복에 입을 통해 내려가는 그 가늘한 술 줄기는 식도를 조금은 타듯이
내려가기도 한다.
물론 그 전날에 먹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들이 있을지언정,
이른 아침의 그 술은 그 하루의 첫 음식일 테니.
작고 고요한 호숫가에 누군가가 자그마한 돌을 던져 파장을 일으키듯 내 몸을 정신없게 만든다.
고작,
그 두 잔의 음복 술이 말이다.
지방을 아버지가 불러 주시는 되로 받아 쓰던 그때.
생선 등이 위냐 아래냐로 아버지에게 꾸중을 들으시던 어머니의 모습.
우리 집안은 과일 순서가 '조율이시'라고 상차림과 제사 순서를 가르쳐 주셨지만,
제사를 모실 때마다 잊어버렸던 나.
너는 '충경공' 몇 대손이고, '회인공' 몇 대 손이며 족보는 어떻게 보는 것이라 가르쳐 주시던 아버지의 모습.
할아버지 제사에서 합문을 하고 고모님이 들려주신 아버지의 어릴 적 가슴 아팠던 모습에 잠 못 이루던 밤.
그때가 자꾸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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