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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영화

한강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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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본 한강 작가님의 신간이 언제쯤 출간이 되나 교보문고에서 검색을 하다,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작별'을 찾았다.

그리고,

주문....오늘 너무 빨리 도착을 했다.

저녁을 먹고 책을 펼친다.

 

신선하다.

첫 페이지 두 줄을 읽고,

"난처한 일이 그녀에게 생겼다.

벤치에 앉아 깜박 잠들었다가 깨어났는데, 그녀의 몸이 눈사람이 되어 있었다." page13.

'눈사람'이라.....?

간혹 어떤 물체, 어떤 대상이 되고 싶다라고 상상을 하곤 하는데 생각지 못한 상상이다.

정작, 

주인공 '그녀'는 당황하지 않는다.

그 눈사람을 그녀로 받아들이고,

그녀는 연하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아들을 만나 끝말잇기를 하며,

어머니, 아버지, 동생에게 평상시와 똑같이 통화를 한다.

침착하리만큼 담담하다.

나라면 어떠했을까...?

이 '눈사람'의 속성이 기온이 올라가면 서서히 녹아져 없어져 버리는 형체를 띤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그 속성을 알기에 그 짧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일, 처리해야 하는 것들과 정리해야 할 것들에 정신없이 바쁠 텐데.

주인공 '그녀" 보통의 일상과 함께 서서히 녹아져 없어지는 '소멸'을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

이 눈사람이라는 대상은,

기온이 올라가면 서서히 녹아 그 형체가 조금씩 변해가면서 끝내는 없어지는 대상인 것처럼.

우리 인간도 아이에서 시간이 흘러 성장하고 늙어가는 것처럼.... 서서히 소멸되어지는 똑같은 대상이라는 걸.

눈사람 '그녀'가 거부해야만 했던 체온과 실내의 따뜻한 온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반복적으로 우리에게 오는 기쁨과 슬픔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는 혹여,

이 '눈사람 그녀'에서 시작되는 소설이지 않을까라고 상상을 해본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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