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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영화

권여선 소설 - 아직 멀었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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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은 1권의 책을 읽기도 바빴던 달이었던 것 같다.

육체의 피곤함이 정신을 지배했고,

극복하지 못한 마음공부와 몸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은 나에 대한 반성이자

옐로카드가 주어진...

 

권여선작가님의 책을 두 번째 읽는다.

첫 번째 읽은 '주정뱅이'의 제목처럼 술에 대한 인상이 강했던지라

이 책을 받기 전부터 어떤 내용들일까 궁금해하기도 했다.

8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져 있다.

 

모르는 영역

손톱

희박한 마음

너머

친구

송추의 가을

전갱이의 맛

 

아버지와 딸, 엄마와 언니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

어머니, 아내의 죽음으로 멀어진 부녀의 관계를 해와 밤에 뜨는 달로 표현하며 

가장 가까운 사이가 어쩌면 더 서로를 모를 수 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애잔하고 화가 났던 손톱의 '소희'

어머니에게, 언니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배신?을 당하고

그 배신의 값을 홀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희의 행동들.

월급과 대출금을 차례대로 계산할수록 더 마음이 아파오곤 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 발톱이 빠지려고 하는 찰나에... 그 손톱의 상처가, 마음의 상처가 아프다.

일반적인 사회통념을 벗어난 행동들을 우린 아직도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다보고 있다.

이젠 흔한일이기도 하지만,

여자가 담패를 피고 동성끼리의 연애, 결혼.... 찬성과 반대를 떠나서 시대가 바뀌고

다양성이 존재하는 이 사회에서 다름을 인정하지는 못할지라도 비난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사회, 조직에서 가해지는 부당함을 누군가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부당함조차 부당함인지 모르고,

누군가는 그 조직도 그 개인도 손해보지 않은 선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사회이든 조직이든 그 구성원들에게 주어진 권리가 마치 특권인양 내려놓지 못하는 그 모습이

작금의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때로는 누군가를 위한다는 일이 누군가를 위함이 아닌 본인을 위함인 일이 많다.

어머니를 위한다는 일이 어머니의 의견은 무시한채 자식들 각자의 편리를 위한 일이 되어 버렸고

나를 되돌아보더라도 이 형제들과 과연 무엇이 다를까 생각을 해본다..ㅠㅠ

나이를 먹게 되고 내 삶의 생계유지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게 되더라도 항상 마음속에 갈망하는 것이 있다.

좀 더 나와 가까와 지고 좀 더 나를 알고 싶어 진다는 것이다

성대 낭종 수술을 받고 일시적으로 말을 못 하게 되는 불편함을 겪으면서,

처음에는 그런 의도는 아니었으나 나와 이야기할 수 있는 나만의 말을 만들어 가는 주인공.

내게도 나와 나눌수 있는 나만의 몸짓의 말이 있지 않을까.

 

어떤 경우라도 최소한 한 달의 한 권 책 읽기는 놓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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