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유산?
일명 '오갈피'라고 불리는 가시오갈피나무.
2000년대 초반에 심어 놓으셨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누구도 돌보지 않은 채로 자연 그대로 방치를 해 놓았더니 이젠 덩굴이 되었다.
어느 정도의 높이가 되면 위로 자라려고 하는 줄기를 잘라 주어
옆으로 퍼지게 관리를 해 주어야 했는데 그때는 그것을 알지도 관심도 없었다.
그리고,
처가에서 음식업을 하고 계신데 몇 년 전
어머님께서 백숙을 하실 때 이 가시오갈피나무 열매를 사다 넣으신다는 말씀을 하셔서
많지는 않지만 가을에 열매를 따다 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매년 조금씩 열매를 따고 있다.
이 열매를 백숙에 넣어 같이 끓이면 닭 특유의 냄새도 잡아주고,
백숙 국물이 진하면서 깊은 맛을 내서 손님들이 좋아하신다고 한다.
"생김새가 두릅나무(科)의 산삼을 쏙 빼닮았다.
'오가(五加)'라는 한자는 잎이 산삼과 같이 다섯 개가 붙은 식물이라는 뜻이다.
이 오가피의 한자 표현을 오래 사용하다 보니까 '오갈피'라는 받침이 붙게 되었다.
오갈피나무 속 식물은 세계에 약 35종이 자라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오갈피나무, 섬오갈피, 털 오갈피, 가시오갈피 등이 자생하는데,
어느 것이든 모두 민간이나 한방에서 중풍이나 허약체질을 치료하는 약으로 써 왔다.
나무의 껍질을 벗겨 담근 오가피주는 요통, 손발 저림, 반신불수 등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효가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진 가시오갈피다.
옛 소련 학자들이 처음 '기적의 약효를 지닌 천연 약물'로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두산백과-
오늘,
어머니와 함께 내 고향, 어머니가 사셨던 동네로 열매를 따기 위해 갔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산소도 있어 자주 오는 편이기도 하건만,
어머니가 사셨던 때와 사시지 않는 현재... 그 느낌이 사뭇 다름을 느낀다.
어떤 공간에 누군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곤 한다....ㅠㅠ.
열매가 높은 곳에 많이 달려 있어 나무를 베지 않는 이상 딸 수가 없어
손이 닿는 곳에 있는 열매들만 따고 만다.
약 두 시간 남짓 큰 봉지로 두 봉지 제법 큰 열매 송이들을 따고,
바람도 차갑고 이제 가시자고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는 작년에 따 놓으신 게 있으시다며
이번에 딴 건 처가에 갔다 주시라고 더 많이 따서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신다.
이렇게 따다 드릴 날도 몇 번 남지 않은 것 같다.
집에 와 베란다에서 약간의 정리를 하고 신문을 깔고 널어놓는데
열매를 딸 때는 몰랐는데 펼쳐 놓고 보니 웬 벌레들이..... 갖가지 벌레들이 다양하다.
창문으로 지켜보고 있던 아이들이 아우성을 치며....ㅎㅎ.
나도 솔직히, 벌레들은 싫다...ㅠㅠ.
잘 말려서 어머님께 갖다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