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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상

걷기, 일상이 되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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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가 안 된 시간, 지난주 주말에 오르지 못했었던 금대산을 오르려고 집을 나섰다.

요즘 난,

주중엔 한강변을 걷고 있고 주말엔 금대산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지금도 걷기를 위해 집을 나서기 전 약간의 망설임이 있긴 하지만 곧잘 잘 이겨내고 있다.

 

쌀쌀한 바람과 함께 전형적인 가을 날씨이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지면을 밟는 순간 발바닥으로 전해져 오는 차가운 기운.

날씨가 추워지면 맨발걷기는 힘들겠는데... 생각이 든다.

가끔씩 작고 날카로운 돌맹이들로 날카로움이 느껴지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다.

 

맨발로 힘겹게 경사길을 내려오느시는 한 할머니께서 반갑게 인사를 하셨다.

유독,

젊은분들보다 나이들이 많은 분들이 많이 걷고 계시지만 그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도 많을터이지만 이 모습이 너무 좋다.

어머니도 이 모습에 동참을 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걷기중에 나이가 있으신 분들 몇 분께서 삽과 통을 들고 정확히 어떤 작업을 하시는지 모르겠으나, 길을 정비하고 계시는 것 같았다.

며칠 전에 지역 인터넷 카페에서 지역주민으로 보이는 한 분이 오랜만에 금대산을 올랐다가 실망과 하소연 한 글을 읽었는데.

요즘,

신문의 기사로 인해 '금대산 황톳길 맨발걷기'가 유명해졌는데 그 황톳길을 만들기 위해 주변의 흙을 파서 길에 뿌린 것을 보고 자제했으면 하는 글이었다.

그분들은 아니신 것 같은데,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냥 길을 쓸어내는 정도의 빗질만, 어떤 한 분께서는 한 곳의 의자를 본인의 아지트로 만들어 놓으셨는데 지나가면서 몇 번을 보았지만 좋지 않아 보였다.

 

아이파크 - 덕소교 - 약수터에서 오르는 새로운 데크계단이 거의 완성이 된 것 같다.

지나가다 보니 어느 한 분이 올라 오셔서 집으로 오는 길에 약수터 쪽에서 한 번 올라와 봤더니 산 쪽에서 다시 못 내려오게 막아 놓아서 얼른 내렸왔다...ㅎㅎ.

근데...계단수가 장난이 아니네...ㅠㅠ

 

수고 많았네.

준비해 갔던 물티슈로 흙을 닦아내고 다시 양말과 신발을 신었다. 그리고 땅을 밟는 순간 발에서 왠지 모를 개운함과 편안함, 푹신함이 느껴진다.

마치, 

달리기 또는 걷기를 하고 땀을 흘리고 샤워를 했을때의 그 개운함과 상통했다.

걷기 =  개운함  = 맨발걷기 이 공식을 만들려고 꾸준히 노력 중이다.

 

때로는,

홀로 어려운 상황에 맞닿아 이겨내야 할 때도 있지만 그 상황을 막아내 줄 보호막 혹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을 문득 맨발에 양말과 신발을 신고 첫걸음의 가벼움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나올 때는 분명 추웠는데, 한 시간 정도 걷다 보니 덥고 땀이 난다.

하늘이 참 청명하다.

아침은 안 먹긴 하지만 슬슬 배도 고프고 아내님께서 어떤 맛있는 점심을 준비해 두셨을까.

3일의 연휴, 그 하루가 뭐라고 사람의 마음을 이리도 여유롭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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