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큰 매형만 못 가시고 갔던 게 아마도 2002~4년 어머니의 생일을 즈음해서였을 것이다.
아버지가 계셨을 때....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었던 것 같다.
대포항 부근의 횟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낙산해수욕장에서 잠시 머물렀던 기억이 그리고 돌아오는 길 비가 내리는 가운데 차가 너무 막혀 아버지가 엄청? 짜증을 내셨던 그 그리운 추억이 생각난다.
아버지에 대한 존재와 부재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그리움은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기보단 더 깊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많이는 아니지만 휴가 때나 어머니생일 때를 맞혀 종종 다녀오곤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작은 누님의 주도하에 어머니와 누님들... 모녀만의 여행을 가게 되었다.
이사를 오고 나셔서 한참 몸이 안 좋아지셨었는데 최근엔 많이 예전과 같이 회복이 되셔서 작년부터 정동진으로 여행을 가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다음 달 어버이날을 대신하여 다녀오기로 한 것 같았다.
아마도, 어머니와 누님들만 간 여행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안 가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뭘 가냐며 은근히 좋아하셨던 어머니.
비가 오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는 작은 누님께 뭐 어떠냐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가면 되지 하시는 어머니.
화요일 오전 덕소역에 와서 어머니를 모시고 청량리로 가서 KTX를 타고 정동진에 도착했다.
작은 누님이 곳곳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고, 걷는 게 힘들지 않으실까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잘 걸으셨다고 한다.
저녁식사를 하실 때쯤 전화를 드렸더니 세 분이서 복분자 한 병을 드시고 기분이 얼마나 좋으신지 목소리 톤에 업이 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듣는 어머니의 기분 좋은 목소리였다.
못 내 아쉬웠는지 2시쯤에 정동진에서 출발하려고 했던 계획을 변경하여 강릉으로 이동하여 저녁에 출발을 하셨다.
실제로는 어떠했을지 모르겠지만,
그 모습들이 어머니와 누님들의 그런 여행의 과정들이 그리고 어머니와 딸들이 갖는 그 시간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가정은 어떠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삼남매는 부모님과 살갑고 가깝지 못한 좀 거리감이 있는 관계라고 해야 할까. 어릴 때부터 떨어져 살아온 시간이 많았고 부모님이 옆에서 챙겨주기보단 우리 각자가 알아서 헤쳐나갔던 시간들이 많았었기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어머니와 그 거리감,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를 최소한도로만 남겨두고 좁혀보고 싶다.
건강 잘 챙기셔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더 좋은 시간들을 갖고 보내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어머니를 모시러 구리역으로 출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