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다(going)

불멍하기 좋은 "가평 명지산카라반글램핑"

반응형

비가 내린다....ㅠㅠ.

여행은 날씨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날짜를 잘못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가평으로 출발을 했다.

그래도,

다행히 오후 2~3시에는 그칠 것이라는 날씨예보에 기대를 해 본다.

작년부터 한번 가자고 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얼마 남지 않은 어린이날을 대신해 예약을 했는데 아이들의 반응은 뭔가 시쿵둥 하다.

비가 그치길 바라며.....

 

 

두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3일 연휴라 그런지 비가 와서 그런 것인지 생각보다 한 시간이 좀 안되게 더 걸린 것 같다.

그리고... 명지산 카라반을 알리는 손글씨의 펫말? 이 보인다.

 

 

 

 

평지가 아닌 산 중턱의 캠핑장이라 올라가는 길이 다소 가파르다.

조심스레 올라 관리실에 도착.

관리동과 매점은 왼쪽에 위치에 있고, 왼쪽 사진의 장소에서 사장님이 예약확인과 키 그리고 바베큐 물품과 모닥불 신청을 받으시고 바베큐 물품(숯, 장갑, 라이터, 착화제)을 나눠 주셨다.

굉장히 친절하시며, 설명도 잘 알아듣게 설명해 주셨으며, 모닥불은 정해진 시간에 직원분께서 세팅을 해 주신다고 했다.

바베큐 물품 - 2만원, 모닥불 - 2만원.

각종 알림 들은 당일, 퇴실 당일날 문자로 알림을 주셨다.

 

카라반, 펜션, 카바나/오페라/스카이락 등 다양한 형태의 숙소가 있으며, 규모면에서 굉장히 크다는 느낌과 관리가 나름 잘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가 1박 2일을 할 카라반은 관리동과 펜션 밑의 1번 로얄스위트.

배치도를 보고 예약을 했는데, 입실하기 전에 관리동에 들려야 하는 차량들과 사람들이 지나는 곳이어서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공간이라 그 부분은 좀 아쉬웠다.

 

 

드디어, 우리의 카라반에 도착.

오른쪽에 테이블과 바베큐 구이대, 화로대가 있다.

카라반의 외형은 세월의 흔적이...

 

 

실내는 인테리어 공사를 한지 몇 해 안 지났는지 깔끔했다.

삼나무로 천장을 제외한 벽면을 마감하여 카라반의 느낌보다 작은 펜션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6인용이라 카라반치곤 실내는 작은 편은 아니다.

2층침대와 침대, 소파와 테이블, 실내에서 충분하게 사용할 수 싱크대와 인덕션, 각종 주방기기들.

관리를 잘하고 계신 것 같다.

 

 

둘째와 셋째.... 누가 2층 침대에서 자느냐로 한참 실랑이를 했다.

나중엔, 아무도 안 자게 됐지만....ㅎㅎ.

 

 

그리고,

놀란 건 화장실이 생각보다 컸고, 물이 잘 나왔다...ㅎㅎ.

뜨거운 물도 잘 나왔고 온수기의 용량이 50리터라 다 사용 후엔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짐들을 대충 정리한 후, 캠핑장을 둘러보았다.

우리 카라반을 기준으로 정면과 윗면.

다행히, 흐린 날씨이기는 했으나 비는 그쳤다.

 

 

관리동 옆의 펜션.

 

 

관리동 위쪽의 고급형 카바나.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글램핑에서 한번 자봐야겠다.

 

 

맨 위쪽의 복층 글램핑.

카라반을 비롯해서 글램핑은 규모면에서 상당하다.

그만큼 관리하기도 힘들지 않을까.... 산으로 둘러 쌓여 제대로 된 힐링을 받고 가기 좋겠다는 생각으로 둘러본다.

 



짐이 정리되고 캠핑장도 둘러보고 나서 맥주 한 잔의 여유.

곰표 밀맥주 아니 대표 밀맥주를 사려고 했는데 없어서 썸머스비 애플로 대신했다.

 

 

점심도 간단히 먹었고, 산의 밤은 일찍 오기도 해서 무엇보다도 비는 그쳤지만 짙게 흐려지는 날씨에 저녁 준비를 일찍 하게 되었다.

오늘의 메뉴는,

항상 그러하지만.... 새우를 추가했다..ㅎㅎ.

 

 

이번엔 순서를,

목살 - 새우 - 삼겹살 - 소세지로 지난번 소세지를 먼저 구워 삼겹살을 남겼던 과오를 되새기며.

역시,

고기는 숯에 구워야 맛있다.

집 혹은 음식점에서 느낄 수 있는 맛과 분위기, 이런 것 때문에 오는 것 아닐까...?

 

 

아이들을 위해 왔지만.... 아이들은 내 생각과 다른 것 같았다...ㅠㅠ.

아이들은 장소에 크게 상관하지 않는 듯했다.

그저, 스마트폰과 티브이만 있다면 어디든... 큰맘 먹고 오늘은 너희들 하고 싶은 것 늦게 까지 하라고 그래도 열 두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잠들었다.

맛있게들 드시게.....!!

 

 

비 소식에 추울 거라 생각하고 경량패딩을 챙겨가야지 했는데, 재방 낭만닥터 김사부 3을 보다가 허둥지둥 나오냐고 나와 아이들 것까지 챙기지 못했다.

바람과 함께 기온이 차가웠지만 아내가 챙겨 온 담요로 조금이나마 대신할 수 있었다.

그래서,

조금 일찍 모닥불도 피웠다.

 

 

고기를 다 먹은 후, 마시멜로우도 구워 먹었다.

요 마시멜로우를 구울 때는 둘째와 셋째도 재미있었는지 여러 번 나와 구웠다.

우리 첫째는 역시.....

모닥불 피워 놓고 불멍도, 주위에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도 늦게까지 할 계획이었는데 어두워질수록 기온이 확 떨어져서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럴려고, 그것 때문에 왔는데... 아쉬웠다.

 

 

장작이 모자랄 것 같아서 한 마대를 더 추가했다.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고, 아내도 설거지를 한다고 들어가고 캠핑의자를 펴고 앉아서 불의 온기에 한참 앉아 있었다.

이거... 오늘 여행은 나를 위한 여행이었네...ㅎㅎ.

 

2시간 정도 불멍을 하며, 모닥불을 바라보며. 진정한 불멍은 아무 생각도 없는 비움의 상태인데 그러진 못했다.

아직도,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지라는 질문에 자유롭지가 못하다.

그 '무엇'은 나이 듦에 점점 제약되어 가고 '어떻게'는 해답도 정답도 없다.

그냥 흘러가는 방향으로 몸을 맡기야 하는 것일까, 좀 거슬러 가야 하는 것일까.....?

 

저 모닥불처럼 활활 타오를때가 있으면 수그러들때가 있듯이, 삶의 굴곡처럼.

 

담요가 축축해 갈 때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불멍을 멈추고 말았다. 



아침은 셋째의 주문대로 짜파구리를 조리했다.

약간 불은 짜파구리와 어제 남긴 치킨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점심을 먹기로 하고, 아침의 맑은 하늘이 흐려지는 날씨를 보며 퇴실 문자를 남겼다.

 

이번 여행은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날의 여행이 아니라 아이들의 어버이날 나에게 준 선물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후련함으로, 캠핑장에 무거운 맘을 내려놓고 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