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버릇? 습관이 있다.
책을 사면 사고 읽기 시작한 날짜와 시간을, 뒷장엔 다 읽은 날짜와 시간 그리고 간단한 느낌을 적곤 한다.
다시 한번,
처음으로 접했던 한강작가님의 '여수의 사랑'을 시작으로 연도순으로 읽어 보려고 하고 있다.
첫 책은 '여수의 사랑'이다.
여수....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꼭 가보고 싶은, 동경의 지역이 되었다.
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흔'과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내 기억속엔 일병휴가 때 나와서 산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책 첫 페이지도 그렇고 다 읽은 맨 뒷장의 날짜를 보와선 아마도 상병에서 병장으로 넘어가는 그 시점에 구매를 한 것 같다.
몇 번 필사를 하다 포기하고 나서는 처음으로 읽어 보는 것 같다.
25년이 넘는 시간이 그새 흘러 갔다.
그 당시에도 신선하다, 어렵다, 슬프다의 감정들이었다면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 느낌들은 변하지 않았는데 각각의 단편에서 느껴지는 부분들은 중년이 된 지금의 나, 조금은 이해가 되어 가는 것 같다.
나로 비롯되지 않은 외부로 요인하는 상처와 결핍은 한 사람의 삶을 온전히 지배하며 그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갈 수 있다. 지금의 발표작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한강작가님의 작품들은 색깔로 표현한다면 진회색 같은 어둠이 있다.
그리고 여전히,
표현의 문장들은 아름답지만 내용은 어려워 책장들이 쉽게 넘겨지지 않을때가 있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살아가면서 사연하나쯤은 있게 마련이고, 그 사연으로 누군가는 좀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고 그 누군가는 벗어나지 못한채 삶을 포기하기도 한다.
자흔과 정현, 인규, 동걸과 영현, 재인, 정환과 집주인, 영진, 동식이와 동영.....그 힘겹던 삶에서 벗어나 지금쯤은 좀 더 편안하고 사연과 상처가 아문 삶을 살고 있었으면 한다.
갖고 있는 책 중에서 가장 각별하고 소중한 책이기도 하며, 요즘에는 달러를 주는 주유소를 가진 못하지만 그전에 받아 놓았던 달러를 보관하기도 한다...ㅎㅎ.
그리고,
아내를 만나지 얼마되지 않아 이상하게도 이 사람과 결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을 아내에게 읽어 보라고 건네주기도 했다.
하지만 아내는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다 읽지는 못하고.....ㅎㅎ
내겐 여러모로 사연이 있는 책이기도 하다.
여수의 사랑
질 주
야간 열차
저녁빛
진달래 능선
어둠의 사육제
붉은 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