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많이 더웠다.
기온으론 31도였으나, 차에 찍힌 체감온도는 34~36까지 올랐다.
6월 날씨가 이래도 되는 것인지....ㅠㅠ.
운동은 해야겠고 날씨는 덥고 햇볕은 따갑고... 어떻게 해야 할까? 하다,
그래도 산이 낫지 않을까 하고 집앞의 금대산을 올랐다.
주중에는 월문천과 한강변을 걷고, 주말에는 금대산을 오르기로 했었는데 최근에 오르지 못했다.
좀 뭐랄까...?
금대산이 맨발걷기로 유명? 해지고 나서 맨발로 걷는 분들이 많다 보니 예전과는 다른 기분이랄까.
많은 분들이 찾는 것은 좋은데 왠지 훼손된다는 생각과 종종 보여지는 인위적인 훼손 행위들이 보기 싫었다.
그냥, 자연 그대로 나두면 안되는지.
산 자체가 높지도 않고 처음과 끝의 거리도 얼마 되지 않아 가운데 지점에서 양쪽으로 왕복으로 걸었다.
평지에서 걷는 것과는 다르게, 오르막과 내리막이 간간이 있어서인지 종아리와 허벅지에 가해지는 힘이 다르다.
그리고,
이 얕은 산도 산이라고 숨이 차다.
어제는 그냥 빈손으로 올랐다, 오늘은 물통에 물을 담아 올랐다.
시작과 끝에서 나눠 마시는 시원한 물이 그 무엇보다 맛있었다.
젊은 분들보다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여기저기서 거친 숨소리와 힘들다, 동네분이신지 처음 오신 분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하시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등산용 지팡이를 양쪽 손에 들고 천천히 걸어 오르고, 내려오시는 분들과 강아지들과 함께 오르시는 분들.
그중 몇몇 강아지들은 날씨탓도 있거니와 몹시 힘든지 바닥에 배를 깔고 혓바닥을 길게 내밀고 움직이지 않고 있기도 했다.
걷다 보면, 지나가시는 분들중에서 나누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데 오늘은 친구분인지 모르겠으나 '죽음'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았는데 그중 한 분이 '오래 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아...?'라고 하시는 말씀을 지나가면서 듣게 되었다.
이런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삶의 길이가 길고 짧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길이를 어떻게 사는 것은 삶의 '질'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삶이 길이가 다 다르고, 그 길이가 누군가에게는 짧고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길이보단 어떤 '질'의 삶을 사느냐....는 모두가 고민하고, 준비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주말의 오전 걷기는,
숲이 우거진 산에서 시원하지는 않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산바람을 맞으며, 순식간에 지나치는 낯선 분들의 만남과 그 이야기들이 힘이 되어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