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만나자고 연락을 하면, 내가 만날 스케줄과 장소를 잡고, 다른 사람이 그 장소의 맛집을 찾는다.
만난 지가 6개월쯤 되어가고, 일 년에 최소 두 번은 만나자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금요일 저녁 동기들을 만나러 갔다.
장소는 군자역.
어떻게 갈까 생각하다, 회사도 일찍 끝났고 약속시간이 여유가 있어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상봉역으로 향했다.
망우동과 상봉동은 십대 후반부터 20대 후반까지 살았던 곳이라 남다른 장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약속시간보다 좀 빠르게 도착한 약속장소.
세광양대창.
이곳은, 동기중에 한 형이 직장동료와 왔다가 생각보다 맛있다는 평을 한 집으로 이 형의 입맛은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최소한 우리 모임 중에선....ㅎㅎ
군장에 이런 소곱창 골목이 있었나 하면서.....?
지난번에 왔을 땐, 대기줄까지 서서 먹었다고 했는데 금요일치곤 자리는 만석이지만 줄을 설 정도는 아니었다.
먼저 도착한 형이 음식을 시켰고, 기본상차림으로 나온 반찬들.
특별하진 않았다.
대창, 막창, 특양 3인분.
매콤한 양념장에 양념에 되어 있는데, 양은 적어 보인다.
워낙 소곱창이 비싸기도 하고, 물가가 엄청 오르긴 했다.
보통, 소곱창은 돌판에 굽는 게 일반적인데 이곳은 조금은 특색 있게 숯불에 굽는다.
또한 직원분께서 직접 구워주시니 이야기하면서 먹기가 참 편하다.
남이 해준 음식이 맛있든, 역시 다른 분이 구워 주시니 맛있기도 먹는 속도도 빠르기도 하다.
약간의 자리 회전율 빠르게, 더 많은 양의 음식을 먹게 할 수 있는 장사의 한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메뉴판은, 가격표와 양대창 맛있게 먹는 방법.
최근에 소곱창을 먹어본지가 꽤 되었지만, 다른 음식점보다 다소 저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화구이가 주는 곱창의 맛은, 양념장의 매콤함과 담백함이 있다. 양념장이 따로 필요 없다.
모든 고기류는 불에 굽는 게 진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왠지 곱창만은 숯불이 아닌 돌판에 돌돌 말아 원을 그리듯 그리고 그 곱창에서 나오는 기름에 노릇노릇하게 익은 그 곱창이 맞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ㅎㅎ.
덜 느끼하지만, 뭔가 본연에 맛에서 부족한 듯한 느낌... 나만 그런 것일까?
첫 주문 후,
모둠구이를 주문했는데 갈빗살 때문인지 양념장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개인적으로 모둠구이를 주문해서 먹다가 모자라면 부위별 곱창을 시켜서 먹는데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 느끼함을 해 주는 해장면과 양밥을 주문했다.
얼큰한 국물과 면에 천엽이 들어가고, 매콤한 볶음밥과 비슷한 양밥도 함께 하기에 너무 좋았다.
만나면, 항상 하는 이야기들이지만 지겹지 않고 또한 마지막엔 기억을 하는 자와 기억을 하지 않는 두 사람이 그 기억 때문에 옥신각신하지만 그 모습이 싫지는 않다.
언제까지 우리 세 사람이 만나게 될 진 알 수 없지만 그 시간이 오래도록 지속되었으면 좋겠고 각자의 사연들을 잘 풀어헤쳐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두 건강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