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오늘도 어제와 같이 5시에 일어난다.
토요일 아파트현장일을 다녀왔고, 저녁을 먹으면서 맥주 한 캔을 마셨고 취기가 올라온 상태였다.
8시가 다 된 시간, 인력사무소 소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일을 나갈 수 있느냐는 전화였고, 잠깐의 망설임과 얼마나 급하셨으면 나에게 전화를 했을까하는 생각에 그는 쉬고 싶었지만 거절을 할 수 없었다.
문자로 장소와 출역시간, 임금을 확인했다.
단가가 높은 것을 보고, 힘든일이가 하는 걱정도 하게 되었다.
하루 정도 운동을 쉴 요량이었지만, 내일 일을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서둘러 운동을 나섰다.
몸이 피곤할때는 그냥 쉬는 것보단, 운동을 통한 몸을 풀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걸 그는 어느새 몸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웬만해선 알람이 울리기전에 일어나곤 하는데, 피곤했는지 알람소리에 그는 일어났다.
매일 그는 생각한다.
일어나서 핸드폰을 탁자위에 올려놓고 욕실로 향하는 그 짧은 거리가 하루 중에 가장 힘들다고.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수염을 깍고, 머리를 감고 말리고 그리고 그 검었던 머리에서 흰머리의 반짝거림이 점점 횟수를 더해간다고 느끼는 이 과정만 지나고 나면 한결 피곤함이 가시곤 한다.
요 몇 분이 하루의 일과중 그 어느때보다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 아닐까?
현장에 7시에 도착해야 했다.
그는 오늘은 차대신 버스를 타기로 한다. 앱으로 두 개의 버스를 검색 후 가장 빠르게 온 버스틀 6시 10분쯤 타고 20분쯤 정류장에서 내렸다. 그리고 그 길, 7개월 만에 걸어 본다. 벌써 퇴직한 지 7개월이나 되었다고 그는 생각하며 익숙한 길을 걷는다.
30분쯤 도착한 현장엔 자재들 차량들이 도착해 있었고, 시간이 일러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을 먹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엔 뜨거운 국물이 참 좋다.
상가 2층 인테리어 현장에 자재를 올리는 일이다. 현장용어로 '양중'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요즘 그는 현장일을 다니면서 새로운 일들, 여러 분류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세상을 다시 만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 직장에 오래 다니다 보니, 그 세계밖에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문자로는 그를 포함해 두 명이라고 했는데, 다른 한 분이 궁금해졌다.
육체적으론 힘들어도 정신적으로 서로가 덜 스트레스르 받는다면 수월하지만 그런 분들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그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덜 주는 사람이란 건 아니다.
어제도 나이가 꽤 있으신 분과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었지만 너무 말이 많으셔서 그 이야기를 들어주기가 참 힘들었다.
오늘은 나이가 비슷한 분이었다면 참 좋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는 다르게 어제 같이 일하셨던 그분이 또 나타나셨다...ㅠㅠ.
오늘도 힘든 하루가 될 것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빨리하면 오전에 끝낼 수 있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움직였다.
다른 한 분이 한번 움직일 때 두번씩 움직였고, 힘들어하고 불평을 하시는 다른 한 분의 이야기들을 웃으면서 받아주기도 했다. 흐린 날씨에 약간의 쌀쌀함이 있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상의가 젖어 가고 있었다.
정확히,
7시가 좀 넘은 시간에 시작해서 11시 30분쯤 끝났고 그는 점심을 먹지 않고 집으로 오려고 했으나, 다른 한분께서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하시는 바람에 같이 일하셨던 인테리어 회사 직원분들과 같이 점심을 먹어야 했다.
낯선 사람들과 식사를 하는 것보다 그에겐 빨리 집에 가는게 더 중요했는데 말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일 자체가 힘들다기보단 사람마다 다른 성향에서 오는 부분들을 어느 정도까지 맞쳐야 하는지에 대한 그것도 매일보는 사람이 아닌 가끔 볼 수도 있는 사람에게 표용하는 정도가 더 힘든 것 같다.
그는 힘들어도 빨리 끝내고 집으로 복귀할 수 있는 현장을 선호하는데, 오늘이 그날이었다...ㅎㅎ.
아주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향해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