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3km.
개인적으로는 5년 만에 찾게 되는 것 같다.
특별한 설명이 필요없는 양평 용문산에 위치한 용문사.
10시 좀 지나 시간에 도착했다.
햇빛이 비치는 곳과 비치지 않는 곳의 온도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가을, 노란 은행잎의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많이 찾는 용문사. 이 겨울엔 처음인 듯싶다.
올라갈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내려오는 길엔 양평 주변으로 놀러 오신 분들이 참 많다 생각하며 한쪽으로 길을 비켜주는 일들이 많았다.
2020.06.14 - [가다(going)] - "용문사"
"용문사"
2주전부터 첫째가 용문사 은행나무를 보고 싶다고 합니다. 역사 관련된 책을 읽다가 본 것 같은데 그 은행나무가 1,100살이 되었다라며 보고 싶다고 해서, 지난주에 가려고 했으나 아이들 숙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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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한 가지만 남아, 왠지 벌거벗은 듯한 느낌을 주는 천년이 넘은 은행나무.
나무가 인간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오래된 은행나무는 자기를 보러 오는 인간들과 점점 더 덥고 더 추워지는 기후 때문에 이제는 인간처럼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한편으론 걱정이 되곤 한다.
5년 전에 왔을 때는 분명 없었은데.
은행나무를 둘러싼 울타리에 소원, 소망을 비는 은행나무잎 모양의 종이들이 가득하다.
자세히는 보지 않았지만, 대부분이 건강에 대한 내용으로 보였다.
남녀노소, 시대를 떠나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강이 최고다..!!
은행나무 옆 길을 따라 대웅전으로 향해 본다.
종교는 없지만, 절에만 오면 주어지는 이 편안함은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그냥 절에 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어떤 힐링을 제공해 주는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대웅전에 들어가 절까진 하지 않았다.
탑 주위를 세 번 돌고 소원을 빌라고 했는데..... 과연, 우리의 소원은...?
그냥, 마음속으로 빌어 본다.
이야기하지 않아도 아시죠....?ㅎㅎ
금동 관음보살 좌상이 모셔서 있는 관음전.
지난번에 아이들과 함께 관음전 앞 조금만 원형 우물? 연못? 에서 소원을 비는 동전을 던졌었는데....
왜 우린 절에만 오면 소원을 비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것일까 아님 자기 위안일까.....?
은행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피뢰탑사이로 걸어가고 있다.
나를 비롯한 우리들을 보호해 줄 그 무언가가 내 곁에도 우리 곁에도 있어 주었으면...... 그건, 가족이겠지.
한 친구가 용문 템플스테이에 방송인 전현무씨가 왔었다고 하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아이들과 한 번쯤 와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생각도 정리하고, 내 일부의 작은 욕심들이라도 버리고 오고 싶다....ㅠㅠ
대략, 주차장에서 왕복 3km가 조금 넘는 거리다.
하룻밤 자고 아침 먹고 헤어지는 게 좀 아쉽기도 무의미하기도 해서 잠깐이라도 이렇게 친구들과 걷고 싶었다.
그 어떤 말이라도 좋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고 이 시간이 지나면 각자의 일상으로 되돌아갈테지.
그리고 시간은 흘러, 이 추운 겨울이 지나고 아주 짧은 봄은 올테고 작년보다 더 더운 여름이 기다리고 있을테고 그 여름을 힘겹게 보내고 나면 아주 잠깐의 가을이 스쳐 지나가고 올해보다 좀 더 추운 겨울이 올테고....
우린,
그 계절에 따라 비슷하지만 다른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테지. 그 하루엔 기쁘고 행복한 날들보단 짜증 나고 버겁고 힘든 날들이 더 많을 테지만 모두 잘 버텨 낼 것이다.
지금의 이 뒷모습을 오래고 지켜보고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