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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일용직 이야기

주말, 이틀간의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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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오후.

보통 4시가 넘어 인력사무소 소장님께 문자를 드리면, 현장 일이 잡혀있을 경우엔 바로 답문이 오곤 한다.

지난주는 문자를 보내자마자 토요일 현장이 배정되었고, 30분이 안되어 일요일 현장까지 문자가 도착했다.

토요일은 철거현장이었고, 일요일은 주차안내.

솔직히, 주차안내는 배정이 되지 않았으면 했는데 다행히 혼자가 아니라 2명이라 괜찮겠다 생각을 했다.

 

토요일 - 이상한 집주인.

빨리 나선다고 했는데 아슬아슬하게 도착을 했다.

새로 집을 짓기 위해 오랜된 집을 부수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도착현장은 멋스러운 기와 한옥집이었다.

담당자와 통화를 하고, 큰 길가에 차를 주차하고 집 부근에 왔는데 어떤 분의 언성이 크게 들린다.

무슨 일이지?

조금 있으니 비닐하우스에서 두 분이 나오셨고, 사장님과 소장님이라고 하셨다.

내용은 이러했다.

화가 많이 나서 언성이 높았던 분은 집주인분이셨고, 화가 난 이유는 어제 집 천장의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매일 아침마다 뭔가 하나 트집을 잡아 화를 내고 사장님과 현장 소장님이 매일 반복하다시피 화를 풀어 드리곤 하는데 그날은 그 수위가 좀 더 심했다고 했다.

아침마다 저러시면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하지.....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지만 참.....ㅠㅠ

일을 안한 것이 아니라, 두 분이 열심히 청소를 했고 그 청소한 것을 다시 집주인 아내분께서 번복해서 다시 하다 보니 일이 좀 더디었을 뿐이었는데 그 내용을 모른채 화를 내신다고 사장님, 소장님 그리고 어제 일을 하신 분이 답답해 하셨다.

그중 한 분은 토요일 나오시지 않았고 내가 대타로 나온 셈이었다.

천장은 중앙이 사각형 모양에 사각형 사면을 이등변 삼각형 모형으로 둘러 쌓인 형태였다. 그리고 그 이등변 삼각형 모양의 처마부위로 여겨지는데 그 공간으로 들어가 옆으로 누워 청소기로 흙과 지저분한 것들을 빨아 드리는 작업이다.

힘들었다. 또한 할만하기도 했다....ㅎㅎ.

현장에 나오다 보면, 별 희한한 일들 또는 독특한 분들을 만나게 된다. 때론 그 만남이 싫기도 하지만 새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요일 - 카페 주차안내.

이곳 카페는 사장님과 직원에게 들은 적이 있는 카페다. 카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는지 한참 대기를 해야 해서 그냥 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조금 일찍 출발을 했다. 

오픈한 지는 몇 달 되었고, 4층 건물을 오로지 카페로만 사용하고 있고 그 건물자체의 규모가 굉장히 컸다. 양평의 스타벅스보다 더 크거나 비슷할 정도였다. 강뷰나 바다뷰는 아니지만 앞에 저수지가 있어 뷰도 한몫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명이서 주차안내를 하는 줄 알았는데, 인력사무소에서 두 명이 나오는 것이었고 총 8명이 주차안내를 한다고 했다. 그 8명 중에 팀장이 계시고 , 그 팀장님이 주차안내를 총 지휘?을 하고 계셨다.

젊은 사람을 보내달라고 했다면서 나를 보며 좋아하신다... 내가 젊은가...? 그렇게 젊진 않은데.

난, 지하를 맡았다.

총 주차를 할 수 있는 대수와 만차가 되었을 경우, 이중주차 및 경차가 주차할 수 있는 위치를 설명받았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까지는 괜찮았다. 그리고 12시 반부터 5시까지는 정말 전쟁이었다.

대략 지상과 지하까지 합하면 200대가 넘게 주차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구에서부터 차량들이 길게 늘어져서 교통정체가 일어나고 있었다. 정확하게 어떤 상황인지는 모른채 무전기를 통해 그 상황을 조금이나마 예측할 수 있었다.

밀려오는 차량들과 만차가 된 상황에서 손님들의 양해를 구해가며 이중주차를 하고, 경차들은 다른 공간에 주차를 시키다 보니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세상엔 못할 일도 없지만, 쉬운 일도 없다는 것을.

중간중간 걱정이 되셨는지 팀장님이 내려와서 한번 둘러보기도 했고, 다음 주말에 또 나올 수 있냐고 물어보시긴 했지만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근무시간이 12시부터 저녁 9시까지인데, 저녁을 먹는 시간 30분에서 40분을 빼고는 계속 서 있어야 해서 힘들다.

끝날무렵엔 얼마나 종아리가 아프던지.....ㅠㅠ.

 

힘들었지만, 보람찬 주말이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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