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바짝, 아님 여름이 바로 온 것일까?
요 며칠 아침과 저녁을 제외하고 낮 기온은 흡사 여름날씨와도 같다.
이번 주 목요일 비 소식을 접하고 산소에 잔디를 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해 사는 화훼농원에 전화를 했더니 4월 초에나 잔디를 갔다 놓는다고 했다. 4월까지 기다려야 하나.... 그러다, 작년에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취소한 곳으로 잔디 주문을 해 보았다.
잔디를 택배로 받아본다...참 좋은 세상이다...ㅎㅎ.
그리고, 궁금하기도 했다.
잔디의 질이나 배송상태가 어떻지, 생각보다 일찍 배송이 되었다. 화요일에 주문을 하고 목요일에 도착했다. 배송된 상자를 들어보니 무게가 상당하다.
18cm × 18cm 크기의 잔디가 25장, 무료배송에 11,400원이며 가격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잔디가 어떨까 하고 박스를 개봉하니, 잔디의 상태가 너무 좋다. 박스 안 검은 비닐에 담겨 있었고 흩트려지거나 부서지지 않은 채 온전한 상태로 만족스러웠다.
자주 이용해야겠는걸.

일요일, 어머니와 함께 산소를 올랐다.
어느때보다 컨디션이 좋아 보이셨고, 산도 잘 올라가셨다.
상자 속 잔디를 비닐에 나눠 담고 양손으로 들고 쉬기를 여러 번 아버지 산소에 도착했다.
어머니는 풀과 쑥을 뜯으셨고, 봉분 정면부터 잔디를 계단식으로 심었다. 올해부터는 잔디를 조각내지 않고 주문한 상태의 원장대로 입히기로 했다. 또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 입구의 철쭉나무 4그루를 캐서 비워져 있던 공간에 심어 울타리 형대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아버지 산소의 철쭉들이 키가 너무 커서 전지가위로 자르다 전지가위가 부러지는 바람에 빨리 마무리를 짓게 되어 아쉽기도 했다.
한 번에 많은 부분을 다 하려고 하지 않으려고 한다. 올해는 시간이 나는 대로 잔디를 이번에 주문한 양만큼 가져와 입혀 보려고 한다. 이번 한 번을 제외하고 4번 정도 더 오면 올해는 내가 생각했던, 잔디가 90% 이상 살아준다면 목표한 계획을 도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잔디를 심고, 어머니는 우리집에 오셔서 점심을 드셨다.
삼겹살을 구워 소주 몇 잔을 드시며 맛있게 드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이신다. 음식이라는 게 여러 사람이 함께 먹어야 맛있다는 걸, 이런 시간을 자주 만들어야 하는데 쉬우면서도 잘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ㅠㅠ.
커피 한잔을 마시고 집에 가시겠다는 어머니를 배웅했다.
소화도 시킬켬 월문천 도로가로 걸어가신다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허리 때문에 조금 꾸부정한 뒷모습이 왜 그리도 쓸쓸하게 느껴지는지.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