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어맞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말글살이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한용운의 시 '알 수 없어요'). 인간이 가끔 빛나는 순간이 있다. '알 수 없음'의 영역이 있음을 아는 순간이지(무지의 지). 모든 것을 안다는 오만함보다는 모르는 게 있음을 인정하는 겸손함이 인간다움에 가깝다. 말에도 왜 이런 말이 만들어졌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얻어맞다'. 무엇을 '얻었다'고 하면 값을 치르지 않고 받는 것이니 '사다'와 다르고, 되돌려주지 않아도 되니 '빌리다'와도 다르다. 요즘 말로 '득템'에 가까우려나. 다른 말과 함께 거저 받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옷을 얻어 입고 신발을 얻어 신고 차를 얻어 탄다. 밥도 얻어 먹고 술도 얻어 마시는 날이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