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지갑 썸네일형 리스트형 말글살이 - 유리 아마, 당신도 그렇겠지. 만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마음과 자세를 보인다. 나는 그 정도가 심하여, 사람에 따라 입을 꾹 다물고 거짓 웃음을 지으며 울뚝불뚝거리는가 하면, 유치하고 "쓰잘데기없는' 얘기들로 찧고 까불기도 한다. 나에게 이런 천사가, 악마가, 다정함이, 고집불풍이 있다니, 사람뿐만이 아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나를 변모시킨다. 말도 그렇다. '유리'라는 말을 들으면 유리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그런 이미지는 분화되지 않은 채로 있다. 다른 말을 만나야 비로소 구체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유리지갑'에 쓰인 '유리'는 공항검색대 위에 올려놓은 여행 가방처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는 뜻이다. '투명함'. 뻔하게 다 드러나는 월급쟁이의 지갑. '만원짜리 두장, 동전 몇 알이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