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기질 썸네일형 리스트형 숨 & 결 - 갈매나무와 쟁기질 「날마다 이른 아침 산에 오른다. 내 사는 곳이 서울의 동북방 변두리 끝이어서 농담 삼아 의정부시 남구라고 부르는 동네다. 집값 헐한 데가 대개 그렇듯이 지하철은 멀고 산은 가깝다. 잠깐 걸으면 벌써 불암산 한자락이 내려와 있다. 산길 초입에 큼지막한 교회 예배당이 있고, 중턱에 오르면 마애관음상이 있는 암자가 나온다. 그 관음보살을 향해 서서 삼배하고 돌아내려 오면 1시간 정도. 아침 산은 언제나 좋지만 밤새 비가 오신 이틑날 아침이 제일 좋다. 맑고 시원하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계곡은 소리 내어 흐른다. '까악깍!'대는 까마귀 소리, '딱따그르르~'하고 딱따구리가 쪼는 소리도 들리고, 초목에서는 양분을 끌어올리는지 진한 향기가 난다. 한바퀴 돌아 다시 교회 옆을 지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