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그녀와 남자 친구가 서해안 국도를 달린다.
그리고,
그 국도에서 푸른 사과를 파는 여인을 만나고 그 사과를 산다... 그렇게 소설은 시작한다.
국도와 푸른사과.
국도는 대부분 고속도로처럼 직선이 아닌 고속도로와 비교한다면 다소 불안정한 길,
그 불안전한 길에서 파는 절박한 표정과 마음으로 덜 익은 푸른 사과를 파는 여인과 사과를 사는 그녀.
"나는 언제쯤 이 집을 나갈 수 있을까,
나는 수업이 나에게 물어보고 있다.
여자 의사나 동시통역사, 하다못해 번듯한
오피스 걸조차도 나는 될 자신이 없다.
그런 여자들을 항상 나는 존경하였고
내가 도저히 갈 수 없는 나라에 살 듯이 우러러보였다.
아버지나 오빠 같은 남자와 결혼하여 친정에서
김치를 가져다 먹으며 끊임없이 애를 낳으면서,
시집간 사촌 언니처럼 그렇게 살고 싶지가 않았다."
되돌아보면,
나에게도 그 나이 25살에는 국도의 길처럼 불안정했고 덜 익은 사과처럼 성인이긴 하지만 어른은 아닌 애매한 사이에서
그녀처럼 방황을 하고 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뚜렷한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그즈음,
중학교 동창이 사시를 패스했던 소식을 접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조금은 변해가고 있는 듯 하지만 “직업”이 “신분”인 세계로 들어간 그를 몹시 부러워하고 있었다.
40 중반을 넘고 나서는 그런 것이 별개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사람들 인식도 많이 변하고 있으니.
또,
그 누군가는 그 불안정한 세계에서 벗어나 “안정감”이 있는 세계로 진입하는 이들도 있고.
그녀의 사촌 또한 의사남편과 결혼하여 경제적인 안정을 얻지만 그 이전의 생기발랄함을 잃는다.
한때 룸메이트였던 소영 또한 불완전한 생활과 톡톡 튀는 모습을 뒤로한 채 결혼을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한 채 슬픈 소식을 전해온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그녀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방황하고 있지만.
25살 생일을 며칠 남겨놓고 드라이브를 했던 서해안의 한 국도에서 푸른 사과를 팔았던 그곳을,
그 여인을 다시 만났을까.
우린,
아직도 그녀와 비슷하게 또는 똑같이 그때의 그 시절 때처럼 이 삶이,
이 세계에 적응하지 못한 채 불안정하고 방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