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이들과 한강변 걷기를 하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고소한 기름 냄새가 진동을 한다.
무얼 하는거지...?
부엌에는 아내가 김치전을 부치고 있었고,
웬일이냐고 물으니, 둘째가 며칠 전부터 김치전을 해달라고 해서 한다는 말씀을 하신다.
역시...ㅎㅎ.
이 김치전을 보는 순간 참을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막걸리.
다른 날은 모르겠지만 이런 휴일엔 같이 하는 것이 음식에 대한 예의라고 핑계를 대며
내 발걸음은 마트로 향한다.
장수막걸리와 지평막걸리 중에 요즘,
대세는 지평막걸리라고... 처가에도 장수보다는 지평막걸리가 더 많이 나가고
아버님도 지평막걸리가 더 낫다고 하신다.
그래서 선택한 지평막걸리.
양평 지평면에 공장 하나만 있는 줄 알았는데,
라벨 뒤쪽을 보니 춘천에도 제2의 공장이 있다.
지평양조장 자체가 문화재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오래된 양조 장중에 하나라고 한다.
전통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대세인 이유가 있는 듯하다.
요즘,
다른 제품들은 대량으로 생산하다 보니
전통방식이 아닌 일본 방식으로 주조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평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요렇게
4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흔히 우리가 볼 수 있는 대중화된 지평 생막걸리,
옛 막걸리,
일구이오
이랑이랑.
마트에서 손쉽게 구매해서 먹을 수 있는 지평막걸리.
다른 막걸리에 비해 탄산이 적으며,
뒷맛이 달다.
3가지는 아직 마셔보지 못한 막걸리인데,
옛 막걸리는 쌀이 아닌 밀로 주조한 걸쭉한 맛이 아닐까..
술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마셔봐야 알겠지.
이 막걸리가 '원조'의 맛이 아닐까.
이 막걸리는 마셔봐야 지평막걸리에 대해서
논하지 않을까.
아마도
이 제품은 막걸리의 현대화를 통해
요즘 젊은 세대에 맞는 트렌디한 제품인 것 같다.
톡 쏘는 맛이 궁금해진다..ㅎㅎ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느껴지는 맛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난
5~15일차의 맛이 맞을 것 같다.
옛 막걸리는 마지막 단계인
15~25일 차의 맛을 느껴보고 싶다.
마셔보지 못한 3가지 제품... 주문해야 하는 건가..? ㅎㅎ
어휴....~~ 참 빛깔 좋다.
바삭바삭 부친 김치전... 난 그중에서도 더 바삭함이 있는 테두리를 좋아하는데
이 부분이 둘째와 겹쳐져... 이 아빠가 양보 하마..ㅠㅠ
낮술은 항상 조심해야 하거늘.... 잘못하면 부모님도 못 알아 뵌다는 말도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난 이 한잔이 정량이다.
딱 기분 좋을만한 정도가 좋다.
막걸리 한 병으로,
어머니, 아내.. 그리고 나... 기분 좋은 점심식사를 한다.
무엇이든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그것이 때로는 아프고, 시련일지라도 분명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셨을 것이고
그것 또한 지나가고 나면 또 다른 행복이 찾아오리라 믿는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원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