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을 갱신할 때가 되었습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설계사님께서 먼저 전화를 주셔서 6월 말쯤에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곤 했는데, 작년부터는 제가 먼저 설계사님께 전화를 걸어 자동차 가입에 대한 문의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 설계사님하고는 참으로 인연이 깁니다.
제 성격자체가 어떤 장소, 대상, 사람에 대해서 오래 유지하는 것을 좋아하는터라 또한 편한 부분도 얼마간 작용을 하지만.
군대 제대 후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아버지가 사주신 중고차를 운전하면서 작은 누나의 회사 차량의 보험을 담당하셨던 분이셨는데 누나의 소개로 25년 인연을 맺고 있네요.
그 25년중에 친척분의 부탁으로 한두 번을 빼고는 참으로 오래된 것 같습니다.
그 오랜시간 이 설계사님을 뵈은 건 딱 한번... 자동차보험을 가입하면서 팩스로 문서들을 주고받고 하니 보험에 필요한 부분들, 문의할 부분외에는 전화통화 이상의 만남은 필요치가 않더라구요.
요즘, 대부분의 분들이 보험사 다이렉트보험으로 많이들 가입을 하시는데 귀찮고 금액도 다이렉트 보다 비싸게 보험가입을 하냐고 이야기를 하는데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그 설계사님을 잘 아는 것도 아니지만 그 오랜 시간 맺어진 설명할 수 없는 편안함과 이 설계사님에게 보험가입을 하는 것이 당연함이 된 것처럼 설명은 잘 안되지만 이 부분들을 크다면 클 수 있는 몇만 원으로 대체할 순 없겠더라구요.
정확한 연세는 모르지만 저희 어머니 연배 정도 되신 것 같았어요.
처음이자 마지막 뵌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기도 하지만.... 꼭 저희 어머니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문자도 서투루시고 작년부터 치아 부분에 이상이 있으셨는지 발음이 안 좋으시다면서 전화는 오래 못했는데 올해는 보험 때문에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를 않으시더라구요.
저녁 늦게 설계사님 전화로 아드님이 전화를 하셨는데 발음 자체가 안 되셔서 아드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어머니를 돕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청약서를 뽑아서 팩스를 넣어 주신다고 하더라구요.
설계사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해서 좀 아쉽고 안타까웠네요...ㅠㅠ.
건강하셨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문자 한 통은 보내주셨네요.ㅎㅎ
그리고,
오늘 아드님과 보험가입 진행을 마치면서도 왠지 무언가 하나가 비워짐이 느껴져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가 나이를 먹듯...... 내 인연의 줄들이 점점 짧아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
저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짧음의 대상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