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얼마 남지 않은 추석명절 때문인지 많은 분들이 벌초를 했던 것 같고, 국도와 고속도로가 정체되었다고 한다.
일 년에 두 번씩 벌초를 했었는데 올해는 휴가 때 아이들과 와서 웃자란 풀들을 베어내는 선에서 마치고, 일요일 아이들과 어머니, 그리고 처음으로 작은 누님까지 이른 아침에 벌초를 오게 되었다.
허리가 안 좋으셔서 안 모시고 오려고 했는데 기분전환도 할 겸 가시자고 했더니 흔쾌히 가신다고 하셨다.
작은 누님이 참 고마운게 어머니를 대신해 예초기로 깎아낸 풀들을 갈퀴로 긁어내 버려주는 일을 해 주어서 한결 빨리 끝낼 수가 있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직접 해보면 별것이 되는 일이라.... 처음 해보는 일이라 아마도 집에 가서 바로 눕지 않았을까.....ㅎㅎ. 아무튼 고마웠어 누나.
내년 중학교에 들어가는 첫째가 할 수 있을까...? 첫째보단 둘째가 더 잘 할 것 같지만...ㅎㅎ.
금요일에 친구를 만나서도 벌초를 하는지 물어 보았다.
대부분 있던 묘소들을 정리해서 납골당에 모시는가 하면, 묘소 주위에 뿌려 들였다고 한다.
매형 가족들 또한 그 세대들만 벌초를 하러 다닌다고 했다. 산소들이 강원도 인제 곳곳에 있는데 자식들을 데리고 다니지 않는다는 건 아마도 그 후손들에게 시키지 않겠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다. 그 세대에서 어떻게든 정리가 되겠지...ㅠㅠ.
아직은 아니지만.... 많은 고민이 있다.
아니, 고민이라기보다는 내가 할 수 없는 그 시점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시점이.... 어느 정도 마음의 결정은 하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 산소까지 자꾸 잔디가 죽어가고 있다.
왜 그럴까...?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는 나무에 가려 햇빛이 잘 안 든다쳐도 아버지 산소는 이렇지 않았는데 올해 들어 더 풀들이 많아지고 잔디가 잘 살지 않는다.
잔디 씨를 뿌려 볼까... 이 잔디가 잘 자라는 방법에 대해서 공부 좀 해야겠다.
오전에 벌초를 끝내고, 작은 누나는 집에 데려다주고 어머니와 늦은 점심을 먹었다.
일요일 점심때에는 오전 예배를 마치고 식사로 오시는 분들이 많아 대기줄을 서야 한다.
많이 기다리면 다른 곳으로 가려다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는 사장님의 이야기에 잠시 기다렸다 입장을 했다.
벌초를 하고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매운탕에 막걸리 한잔이 생각이 났는지.
장수막걸리 한 병에 이 잔으로 세 잔이 따라지는데 아내가 한 잔, 내가 두 잔을 마셨는데 시원하면서도 달콤? 한 맛이 땀을 흘려 그런 것인지 참 맛있었다.
어머니도 평소보다 많은 식사를 하셨고 아이들도 칼국수와 비빔밥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참 흐뭇했다.
그리고,
난 집에 오자마자 침대로 직행하고 말았지만.... 술은 나와 친해질래야 친해질 수가 없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