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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상

추석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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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했다.
특별한 일이 없지 않는 한 오전 근무만 하기 때문에 아내에게 추석 전날이 아닌 오늘 오후에 명절 음식 몇 가지를 같이 하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어머니께서 몸이 안 좋으시다며 이번 추석은 성묘를 갔다 오는 것으로 하자고 하셔서 명절 음식을 준비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성묘 갈때 과일만 갖고 가는 것도 그렇고 그래도 명색이 명절인데 전 몇 가지와 반찬들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아내에 의견을 물으니 흔쾌히 하겠다고 해서 준비를 하게 되었다.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미리 시작을 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전은 내가 부치고 다른 반찬들을 만들라고 하려고 했었는데... 도와준다고 해도 요 정도의 전은 금방 부친다고 굳이 안 도와줘도 된다고... 실상은 내가 하는 부분이 마음에 안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ㅎㅎ.
막상, 딱히 도와줄 것이 없으니 뻘쭘해서 앉아 있다가 건조기에 돌린 빨래들을 개기 시작한다.
빨래를 갤때도 난 군대식으로 각이 나오게 개는 편인데 이것도 아내는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각이 살아서 이쁜데...ㅠㅠ.

 

 

전을 부치고 아내는 소불고기 양념을 재우고, 오징어초무침을 준비했다.
옆에서 보자니 몇 가지 음식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서서 음식을 준비하는 걸 보니 혼자서 명절 음식들, 제사 준비를 하려면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특히나 요즘은 간소하게 아니면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은 사서 하거나 아예 제사를 안 지내는 분들이 많기도 하지만.
이런 오래된 전통, 문화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방법은 정답이 없듯이, 한편으론 개인 각자들이 하는 방식들이 정답이지 않을까 한다.
물론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이 많긴 하지만 너무 편리함과 편한것만 쫓아가다 보면 우리만이 가져왔던 그 정체성들이 일순간에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한다.

 

 

나에게 있어 명절은,
결혼전에는 매형들과 조카들을 기다리는 시간들이었다면,
결혼 후에는 명절날 밤에 온 가족이 모여 술 한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던 시간들이었는데,
이제는.... 며칠 더 쉬는 그렇고 그런 휴일이 되어 버리는 것 같아서 마음 한 편이 허전하다.

그렇게 추석을 준비하고 있다.

 

티친님들도...."추석 명절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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