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가기 전날부터 둘째는 걱정이 되는가 보다.
조금 의문이 들었던게, 왜 아이가 있는 앞에서 진료를 본 선생님이 아내와 둘째에게 겁을 주듯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아이들 밖에 내보내고 아내에게만 이야기를 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무슨 이유가 있었던 것인가.
아무튼....ㅠㅠ.
어제 저녁 씻고 나온 둘째는 내일 병원에 가는 게 걱정이 돼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 아빠가 같이 가지 않냐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타일렀지만 그런다고 해서 당사자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그리고,
오늘 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도 말 한마디 없이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있는 녀석이 안쓰러워 보였다.
애써 말을 시켜보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어린이병원에 접수를 하고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를 하는 중에도 집에 빨리 가고 싶다는 말만 하는 녀석의 심정이 느껴져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정작 검사는 아주 간단하게, 신속하게, 빨리 끝났고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이라는 담당의사의 말에 얼마나 안도를 했는지 하면서도 그럼 소견서를 써 주고 예약을 해 주신 그 병원의 검사결과는 뭐지? 하는 상반된 결과에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결과에 그제서야 얼굴의 표정과 말이 평소대로 되돌아온 둘째.
많이 걱정을 했었나 보다.
가끔은 우리가 모르는 분야의 전문가라 해도, 특히나 의료분야에서는 최소한 2~3의 의견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피부로 느끼는 것 같다. 물론, 2주위에 아산병원의 검사가 남아있긴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병원의 갈 때의 무거운 마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차도 더 가볍게 속도를 내고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