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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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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외근을 나섰다.

구름 낀 날씨 덥지는 않았지만, 창문을 열기 싫어 에어컨을 틀고 오후 내내 다녔더니 퇴근 무렵 머리가 띵하다.

거래처 두 곳을 방문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 

카톡으로 부고장 알림이 왔다....ㅠㅠ.

요즘 무슨 일인가, 아님 이제 당연스럽게 받아 들어야 하는 일인가.

내일 장례식장에 가기로 하고 퇴근을 한다.

 

저녁을 먹고 잠시 식탁의자에 앉아 있자니 나도 모르게 졸음이 몰려와 의자에 기댄 채 눈을 감는다.

그 모습을 보고 아내는 놀린다.

식사를 한 뒤 잠시 쉬었다 나가려고 했는데 옷을 갈아입고 현관문을 박차고? 나온다.

반팔과 칠부바지를 입고 나섰더니 왠지 차가움이 들었지만 걷다 보면 사라지리라.

걷다 문득,

조금 되긴 했는데 채널을 돌리다 멈춘채 보게 된 어느 방송사 프로그램인지는 생각이 나진 않지만.

어느 노부부가 주말이 되면 스타렉스(캠핑카)로 낚시를 다니시는 일상을 찍은 프로그램이었는데, 할머니께서 다슬기를 큰 양동이로 주우시고 그 속의 알맹이를 빼내고 있는 장면에 방송 피디가 이거 언제 따 까세요?라는 질문을 하는데 할머니가 말씀하시길..."그러게요, 눈은 이걸 언제 다 까냐고 게으름을 피우지만 손이 부지런히 움직여서 금방 깐다우...!!" 라고 대답하셨다.

눈은 보이는 시야 혹은 현상만 볼 뿐, 실제로 어떤 행동은 하지 않은 채 언제 다 할지 아님 언제 저 먼 거리를 갈지 걱정 아니면 게으름만 피우곤 하는데 손과 발은 묵묵히 보이지 않게 부단히도 움직이곤 한다.

비유가 될지 맞는지 모르겠지만,

정치는 실종되고 독선과 탄압의 리더십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도 주저 않지 않는 건 아마도 보이지 않는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제 자리에서 열심히 부지런히 일하는 평범한 우리네들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손과 발처럼.

 

오늘은 아침부터 한 친구가 생각났다.

고등학교 1학년 같은 반이었고 굉장히 친했던 친구였는데.... 군대 제대 후에도 만나고 했는데 무슨 연유로 연락이 끊긴 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시, 한강작가님의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읽고 있는데 아마도 출근 전 '야간열차'를 읽다 소설 속 비슷한 경험이 있어 그 친구와 떠났던 여행이 생각이 나서였을 것이다.

아마도 고3이었던 것 같고 계절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이유 없이 갑자기, 소설 속 시간대와 마찬가지로 밤 10, 11시에 청량리역에서 강릉행 열차를 입석으로 끈코 떠났던 여행.

그 친구의 집이 회기동이어서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빈자리가 생기면 앉았다 다른 역에서 예매한 분이 오시면 일어났다 여러 번 반복을 하다 이른 새벽에 도착한 강릉.

강릉에서 무엇을 했는지 까마득하지만.

그 야간열차엔 무엇이 함께 있었을까, 우리의 고민들 아니면 우리의 미래.

보고 싶다.

연락할 방법이 없을까.....ㅠㅠ.

 

걷다, 뛰다, 땀을 흘리면..... 힘들다,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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