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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상

땀, 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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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싫어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땀을 흘리는 자체를 싫어했다.
예전엔 땀을 흘리고 나면 곧바로 샤워를 해야 했고, 땀으로 인한 피부의 끈적끈적함을 참아내지 못했다.
더구나,
더운 날씨 그것도 햇볕이 따가운 오전이든 오후이든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시는 분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무엇인가 육체적인 행위를 통해 땀을 배출하고, 한 여름의 더위를 견뎌내는 걸 벅차했던 일인이었다.
그런데,
그 무더움도 그  땀도 조금은 내 몸 안에 담아둘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바로,
2월부터 시작한 운동 때문이다.

아님, 나이 듦에 따른 무뎌딤일까....?
날씨가 더워지기 전까지는 피부로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 들어 그것들에 대한 나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무더운 날씨도 어느 정도 내 몸에 담아둘 줄 알게 되고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고,
땀도 일정 부분은 오랫동안 지닐 수 있게 되었다.

땀, 땀 흘림과 무더위와 좀 더 친밀감이 생겼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씻지 않는 건 아니다..ㅎㅎ
무더움에 잠깐잠깐의 시원함이 주는 고마움을 알게 되었고,
땀을 흘리고 나서 그 땀 자체가 주는 시원함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나,
땀의 원초적인 목적의 감사함에 감사한다.

[생각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리라는 단순한 다짐이 내 마음을 가볍게 해 주었다.]
한강작가님의 세 번째,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을 읽고 있는데 이 문장이 내 뇌리에 머물러 있다.
해결되지 않는 일들에 대한 생각과 걱정.........

 

오늘도 산을 올랐다.

그리고

걷고 달렸다.

그러다,

잠시 음악분수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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