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들고 다니고 다닐 정도, 조금 큰 수첩 사이즈의 책이다. 귀엽다. 맨 뒷장에 쓰인 책을 읽고 난 뒤의 소감엔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려고 하는 순간의 마음과 그 아이에 대한 이 아빠의 욕심이 적혀 있다. 그때 그 아이는 이제 중학교 1학년, 사춘기에 접어든 것 같다..ㅎㅎ.
한강작가님이 글을 쓰셨고, '봄로야 '예명이신 것 같은데 그림을 그리셨다. 한시간 정도의 시간, 그 시간에서 우린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키다리아저씨와 소녀의 이야기처럼 글과 그림으로 만나게 된다.
울음이 많은 아이가 크면서, 다른 아이들과 다른 특별함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검은 옷과 검은 모자를 쓴 특별한 눈물을 모으는 아저씨가 찾아오게 된다. 그 아저씨는 각기 다른 상황에서 나오는 눈물을 모은 검은 상자를 보여주고 그 소녀의 특별한 '순수한 눈물' 보여달라고 하지만 소녀는 보여주지 못한다. 눈물을 모아 어떻게 결정체로 만드는지 궁금했던 그 소녀는, 검은 상자에 담겨 있는 눈물을 사겠다는 분이 있는 곳으로 아저씨와 파란 새벽의 새와 떠나게 되는데..... 눈물을 사겠다는 할아버지를 만나 새로운 경험들과 그림자눈물에 대해 알게 되면서 진정한 '순수한 눈물'의 의미를,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우린, 사회에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평균 또는 보통 이상의 생각과 행동을 갖고 있는 이들을 능력보다는 이상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그 반대의 사람들은 무언가 부족하거나 결핍된 사람들로 보곤 한다. 어찌 보면, 충만과 결핍의 차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그 충만함을 이상한 시선이 아닌 어떤 능력이나 재능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이들의 시선보다 나 자신의 노력, 깨달음이 필요할 것이고, 그 반대의 결핍 또한 그 부족함을 찾아 채우려는 개인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타인의 시선은 필요 없을 뿐더러,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우리 개개인이 하나의 완성체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그 과정에서 힘들어할 그 누군가를 위해 키다리아저씨처럼 짜잔 나타나서 그 어려움을 조금이나 나마 도와주거나, 조언 혹은 방향을 제시해 줄 수만 있다면 그 과정이 왜곡되거나 방향을 잃진 않을 텐데. 짧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동화지만, 그 이야기 속엔 우리 어른들의 마음을 묵직하게 만드는 무엇이 있다.
순수한 눈물이란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은 눈물을 말하는 게 아니야. 모든 뜨거움과 서늘함, 가장 눈부신 밝음과 가장 어두운 그늘까지 담길 때, 거기 진짜 빛이 어리는 거야. 눈물에 어린 빛깔들이 더욱 복잡해질 때, 네 눈물은 순수한 눈물이 될 거야. 여러 색깔의 물감을 섞으면 검은색이 되지만, 여러 색깔의 빛을 섞으면 투명한 빛이 되는 것처럼.
아침, 비가 내릴듯한 검은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 그리고 비가 내리고....... 햇빛이 가득한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