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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갑작스레 소환된, 고등학교 졸업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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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참 그립다.

고등학교 친구는 두 명중에 한 친구는 연락이 되질 않고, 한 친구만 연락이 되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들은 더 많이 연락하고 있겠지만 난 고등학교 3년만 같이 지냈기에 인적관계가 그리 넓지가 않다. 그리고 내 성격상 많은 친구보다는 소수의 친한 친구들만 연락하고 지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제는, 가끔 통화하고 점심만 먹었던 친구와 오랜만에 술 한잔을 하게 되었다. 2019년 속초에 갔다 온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았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얼마 전엔 고등학교 1학년때 친했던 친구가 보고 싶어, 어제 만난 친구에게 수소문을 부탁하기도 했었다. 

서울삼육고등학교 30회 졸업.

몇 회 졸업인지는 창피하지만 어제 알았다. 그리고 네이버 밴드에서 삼공회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고, 친구는 그 밴드에 가입을 한 상태였다. 그 밴드의 리더에게 그 친구의 전화번호를 부탁했고, 그 리더는 내 전화번호를 그 친구에게 건네주고 연락여부는 그 친구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연락하겠단 그 친구는 연락이 없었다. 그 시간의 간극이 그 친구의 기억에서 내가 사라지게 한 것일까...?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그리고, 

삼공회밴드에 누군가 올려 놓은 추억의 졸업사진을 보여 주었다.

3학년  6반. 

몇 개의 사진들을 다운로드하여 내게 전송해 주었다.

 

30년이 지난 시간이지만, 그때의 모습들과 그 친구들 하나하나 기억들이 새록새록 펼쳐진다.

담임선생님과 성함까지도...ㅎㅎ.

지금, 다들 어떤 모습일까....? 사진들을 보며 그 시간으로 되돌아간 것 같아 너무 설레이기도 했다.

 

3년을 같이 지내온 중학교 동창들과 같은 학교로 진학하고 싶지 않아 선택한 서울삼육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아는 친구들이 없어 한동안 많이 힘들어 했었다. 그리고 미션스쿨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라는 다른 시각으로 보는 종교, 종교를 믿지 않았던 나였기에 그 힘듦이 더 하기도 했다. 

수업시간 시작을 기도로, 채플시간, 토요일 예배시간, 한달에 한번 출석일을 채우기 위해 일요일 등교. 학교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때문에 입학하고 나서 후회도 많이 했다.  특히나, 여름철 교문사거리에서 등교를 위해 오르는 비탈길은.... 나의 선택이었다.ㅎㅎ.

 

졸업사진을 보며, 나도 저런 푸릇 푸릇한 시절이 있었네. 그리고 다른 반 내가 그토록 3년 내내 짝사랑하던 친구도 찾아보고.... 모두 잘들 살고 있겠지. 

공부를 열심한 부류도, 그렇다고 좀 놀았던 부류도 아닌 그 주변을 빙빙 돌며 어울리지 못했던 부류랄까. 나만의 세계에서 보냈고 몇몇 친구들하고만 친했다. 항상 불만이 많았고, 졸업식도 가지 않았고, 졸업하고 후에 받은 졸업앨범도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왜 그랬을까?

 

이제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되돌아 보는 그 시간은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아주 가끔, 학교를 다니면서 이야기는 나눠 보진 못했지만 얼굴만 아는 친구들을 만날 때에도 웃으면서 반가워할 줄 아는 여유도 생겼다. 

그때로 되돌아 가서 좀 더 다른 모습으로 생활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때도, 지금도 나는 다르지 않을테니까.

 

목이 짧다고 아내에게 놀림을 받곤 하는데, 사진을 보다 보니 그때는 목이 길었다...ㅎㅎ. 그 놀림을 만회하기 위해 첫째에게 사진을 보내 아빠를 찾아보라고 하고, 아빠 목이 길었어라고 농담을 해본다.

웃을 수 있는 그런 추억이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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