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다

퇴근 길, 어머니와 통화

반응형

이틀에 한 번씩, 퇴근길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드리고 있습니다.

별다른 내용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식사는 하셨는지 또는 더운 날씨에 에어컨은 트셨는지를 묻곤 합니다.

그리고,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일요일에 식사를 같이 하시거나 오후에 어머니를 찾아뵙고 있습니다.

옆 단지에 살면서도 매일 찾아 뵙는 건 쉽지 않습니다.

 

최근엔, 

전화를 드릴때마다 목소리가 밝아 전화하는 저도 기분이 좋았는데 오늘은 전화도 늦게 받으시고 전화를 받는 목소리가 가라앉아 계십니다.

무슨 일이 있으시냐고 물으니, 에어컨의 찬바람에 춥게 느껴진 상태에서 식사를 하셨는데 체하셨다고 하십니다.

추운 데서 음식을 먹으면 잘 체하는 건 제가 어머니를 닮았습니다.

어제 고생하셨다는 걸 보니..... 토요일 오후에 어머니집에 들러 에어컨을 켜고 좀 길게 틀어놓으시라고 했던 게 문제가 되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걸립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론 추우시면 에어컨을 끄시던가 아니면 얇은 옷을 걸쳐 입으시면 될 것을....화가 나기도 죄송하기도 합니다...ㅠㅠ.

에어컨 바람이 싫으셔서 이 폭염에도 주로 선풍기만 켜 놓고 계셔서 제가 갈때면 에어컨을 틀어 집안에 냉기를 돌게 하는데 어머니는 제가 가자마자 아마 에어컨을 끄는 것도 같습니다.

에어컨 바람도 회전, 좌/우가 아닌 센터에 맞쳐 놓아 어머니가 않아 계신 자리로 가지 않게 세팅을 해 놓았는데, 내일이라도 퇴근 후 어머니집에 들러 무풍으로 세팅을 해 놓아야겠습니다.

화도 나면서, 죄송하기도 하면서 마음이 좋질 않네요...ㅠㅠ.

 

이사하시고 나서 급격하게 노화가 되셨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그 모습을 뵐 때마다 마음이 아파옵니다.

조금만 걸으셔도 힘들어하시는 어머니.

좀 더 활기차고 생기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