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썸네일형 리스트형 말글살이 - 비상계엄, 예외 상태 늑대의 발톱을 보았다. 무디고 느려 조롱거리로 전락했지만, 우리의 일상이 겨울 낙엽처럼 하루아침에 바스러져 버릴 뻔했다. 두려웠다. 그것은 공격형 헬기가 밤하늘을 찢어 버리고 신형 장비로 완전무장한 계엄군이 거리를 어슬렁거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군홧발에 짓이겨지고 총탄에 쓰러지는 시민들의 주검과 체포 구금되는 반대자들의 행렬이 그려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선포'라는 언어 행위 앞에서 새삼 느껴지는 두려움이었다. "저는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라는 선언을 들으며 엄습하는 무력감 같은. 비상계엄, 즉 '예외 상태'의 선포는 말의 극단적 폭력성과 모순을 드러낸다. 말 한마디로 폭력성과 모순을 드러낸다. 말 한마미로 모든 법을 폐지할 수 있다니, 법질서를 효력 정지시킴으..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