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썸네일형 리스트형 삶의 창 - 발바닥 때리는 노모 노모는 섭생이 단정했다. 늘 소식에다 잡스러운 것을 자시지 아니했다. 입맛이 없을 때 쇠고기 몇점, 갈치 구운 것 한두 토막을 즐겨 했지, 주로 나물이었다. 절밥 같은 소찬에 길들여져 나도 담백한 것을 좋아한다. 노모는 그 덕에 속병은 없이 살았지만 근육이 말라 사지가 가늘었다. 쉬이 넘어지고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막걸리집에서 죽순을 들깨가루에 무친 나물 안주가 나온 것을 보고 나는 선배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 우리의 주제는 자꾸 골목으로 들어간다. "노모가 여든둘인데 팔다리 허리, 온몸이 돌아가면서 쑤시고 저리고 아프다고 그러시오. 지난봄에는 아파트 현관 경사진 곳에서 미끄러져 발목이 부렸고, 골다공증이 심해 금년에만 두 발에 번갈아가면서 깁스를 했어요." "큰일이네. 집에서 병원으로, 요양원으로, 인생..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