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 영화

최은영 소설 “내개 무해한 사람”

반응형

 


언젠가부터.... 책을 다 읽고 나서 책 제목을 다시금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내개 무해한 사람’......
그 사람은 상대방이 아닌 내 자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린,
보통... 때론 타인에게서 상처를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타인보다는 나 자신에게 나 자신의 시선에 비친 나를 보며 더 상처를 받는다는
생각을 한다.

작가는 어느 시점,
시간이 지난 과거의 한 시점, 사건을 회상하며 그 시기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대학교, 사회생활을 하는 그 시절들의 이야기.
그 시대의 의식,상황,배경들은 공감할 수 있는 나의 어린 시절이기도 해서 깊이 들어가기도 때로는 부끄럽기도 했다.
왜 그 시절엔...왜 그랬을까?

또 어떠한 부분들에선 아직도 바뀌지 않은 채 그런 인식들이 남아 있는 것일까.

601호, 602호에서 비치는 그 시대의 , 현재의 남성상에 대해선.

 

타인에게 배려라는 이름의 이별, 헤어짐이 그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하지만,

분명히 말하자면 그것은 나에게,나를 위한 생채기를 내지 않음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민씨 눈엔 자기가 어떻게 보여요?"

 

내가 내 자신에게 어떻게 비치느냐 보다는 우린,

남에게 내가 어떻게 비쳐지느냐에 맞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부모에게 어떠한 아들, 딸이며,

넌 첫째니까, 넌 막내니까 네가 희생을 해야 하며,

넌 아들이니까,

넌 여자이니까....

 

난,

무엇보다....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인 주희와 윤희가 늦은 밤 엄마를 기다리는 그 버스정류장이 눈에 아른거린다.

엄마를 기다리는 그 마음과 늦은 밤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본 엄마의 마음이 닿는 그 순간, 그 지점이 슬프게 느껴졌다.

 

이별,

결과,

과정이라는 것들은 어쩌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

미리 정해져 있어 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니라 그것들에 저절로 빠져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들이라는 것을.

 

사람 관계에 대한 세밀한 감정이입, 표현들의 밑그림들이 정밀 수채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개 무해한 사람은.

나는 무해한 사람일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