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자욱한 월요일 아침.
강가 주변이라 더 한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제의 비.
가시거리가 100m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아 속도를 최대한 낮춰 운전을 한다.
오늘 하루는 운전을 조심해야지.....하며,
어느새 사라지고 만다.
도대체 너의 정체는 뭐니...?ㅎㅎ.
오늘은 일이 일찍 끝나,
정문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린다.
학원버스가 도착하고 둘째, 막내가 내리는데 막내딸의 표정이 안 좋다.
그 특유의 표정... 아빠는 직감한다.
무슨 일이 있구나.
우선 손을 잡고 올라와서 옷을 갈아입으면서 물어본다.
"ㅇㅇ아 무슨 일 있었어?"
"...."
"이야기해봐..!!"
"아빠 저 학원 화, 목요일에 다니면 안 돼요?"
"왜...?"
"ㅇㅇ 이가 나한테만 말도 안 시키고 다른 아이들에게도 말도 못 시키게 하고... 때리지도 않았는데 때려요."
말끝을 화가 났다는 표현을 하듯 올린다.
그리고,
침대에 엎드려 운다.
어떻게 달래 주워야 하는지.... 침대에 가서 아이를 안아주며 '괜찮아!! 그런 친구랑 안 놀면 돼지... 아빠가 그 친구 혼내줘야겠네."라며 식탁으로 데려온다.
아내도 걱정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한다.
특히,
남의 자식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조심해야 할 일이다.
분명,
어떤 상황에는 한 사람만의 잘못은 없을 테고 그 잘못의 원인을 제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그 원인을 내 아이가 제공할 수도 있을 수 있고.
아내가 내일 그 아이의 엄마랑 통화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아이들 친구들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막내딸의 이 친구는 유치원 때부터 아내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고,
얼마 전부터 딸아이가 다니던 학원에 같이 다니게 되어서 그리고,
학원차에서 내리는 곳도 같아서 몇 번 봤던 터였다.
얼마 전에도 딸아이가 학원차에서 내리면서 그 친구 엄마에게 '이모 ㅇㅇ이가 가만히 있는데 때렸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친구끼리 놀면서 그럴 수 있지라며 가볍게 넘겼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내 아이가 아이들에게 '따'를 당한다고 생각하니 속상하고,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잠자리에 드는 딸아이에게 '오늘 많이 힘들었지.... 괜찮아.'라며 다독여 주며.
부모가 아닌,
당사자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헤쳐 나올 수 있는지.. 어떤 방법이 있을까.
아이가 도움을 청한다면 부모는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잡아주고 도와줘야 하는지.
우린,
부모가 되기 전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라는 과목을 필수로 배워야 하는 건 아닌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