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소한 일상

내겐 "너무도 이쁜 딸"

반응형

지난주 금요일이었습니다.

일이 끝나고 동료 분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이제 혼자 학원에 다니게 된 막내딸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지나고 말았습니다.

부랴부랴 집으로 오는 길에 아내에게 전화를 해 오늘만 아내가 나가서

따님을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현관을 들어서며 첫,둘째가 인사를 하는데 막내의 모습이 보이질 않습니다.

어디 있냐고 물어보니 방에 있다고 하길래 방으로 들어갔는데

침대 위에 엎드려 있는 게 아니에요... 학교 갔다 학원 갔다 그래서 피곤해서 그런가 하며,

"우리 이쁜 딸 많이 피곤해요...?" 하고 물으니,

울고 있네요...ㅠㅠ.

이유인즉,

아빠가 안 기다려서 랍니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다지 아빠를 좋아한다고 생각지 않는데..ㅎㅎ.

잘 못하는 애교를 부려가며 따님을 달래 보는데 약간의 삐짐의 연기? 도 들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삐짐이 싫지만은 않네요.

 

그리고,

오늘 월요일.

학원가는 차량에서 전화를 합니다.

"아빠.. 어디예요..?"

"오늘 기다릴 거죠... 꼭 기다려야 돼요.

아빠 오실 때까지 기다릴 거예요...!!"

약간의 애교 섞인 협박? 도 느껴집니다.

6시가 넘어서 끝나는 현장을 도와가며 평소 같으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유롭게 출발했을 텐데

동료분에게 딸을 기다려야 한다고 급히 나옵니다.

집으로 오는 도중, 학원에서 출발한 따님은 또 확인 전화를 합니다.

"아빠 어디예요...?"

"아빠 지금 집에 가고 있어..ㅇㅇ은 어디야?"

"여기 어딘지 모르겠어요."

"그래 알았어... 아빠 집에 가서 주차하고 기다리고 있을게."

"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마도 이런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희 아파트에 제 딸과 다른 친구가 같이 내리는데 이 친구가 좀 키도 크고,

직접 보지는 못해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힘에서도 밀리기도 하고 좀 그런가 봐요.

그런데 이 아이 친구는 가끔 할머니, 엄마, 아버지가 데리러 나올 때도 있지만

늦거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어요.

그런 부분이,

제 딸아이에게는 그 친구한테  '자랑'아닌 자랑....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가능하면.... 일이 바빠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이상에는

꼭 기다려 주려고 합니다.

"아빠...!!

이제 안 기다려줘도 돼요... 그러니 나오지 마세요."라고 할 때까지요...ㅎㅎ.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