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어디 좀 가야 되는데 생각하고 있었는데,
금요일 비도 내리고
토요일 아침 날씨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 바다를 보러 갈 생각이었는데 포기하고 만다.
늦은 아침을 먹는중에 아이들이 "아빠, 오늘 어디 갈 거예요...?"
아빠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말을 셋 다 입을 맞춰 이야기한다.
아..... 그러게.
무의식적으로 "그럼, 아침 먹고 바다 볼러 갈래!!"
아이들은 좋아서 펄쩍펄쩍 뛴다.
그렇게 출발하게 되었다.
그냥 마음을 좀 편안하게 먹고
11시가 다 되어서 떠나는 길이라 밀리면 밀리는 데로 가고 올 때도 마찬가지로
늦게 와도 일요일 쉴 수 있는 날이 있으니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마음과 행동이 편안하게 움직인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마자 막히기 시작한다.
예상했던 일이라.... 어디론가 간다는 거엔 이런 재미?, 불편함이 따르기 마련이니까.
다 똑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서울양양간 고속도로가 너무 막혀서
동홍천 IC로 빠져나와 국도로 속초 가는 길에 항상 들리는 팜파스 휴게소에 들렀다.
여기까지 약 2시간이 걸린 것 같다.
국도에 있던 휴게소들이 대부분 없어지는 추세에 오랫동안 잘 버텨주고 있는 휴게소중에 한 곳이다.
많은 추억들이 있는 이 길.
아내와 연애할 때도 기억이 있어 아내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아내는 머리를 갸우뚱한다... 그런 일이 있었느냐 반문한다.
내 기억 속에 분명 이 여자분이었는데... 그럼 다른 여자였나...ㅎㅎ.
간단한 점심을 먹고,
셋째가 그네를 타고 싶다며.... 오빠들을 소환한다.
첫째는 타기 싫은 모습이 바로.
내 '최애'의 여행지 속초 동명항.
드디어 도착.
출발할 때 춥지 않을까 생각하고 아이들 바람막이 잠바를 가져오게 한 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날씨다.
햇볕도 따갑고 바다 바람이 불어도 땀이 날 정도다.
여러 모로 나에겐 추억이 있는 장소.
슬픈 일이 있거나 좋은 일, 무언가 결정해야 할 문제들이 있을 때 찾아오곤 했는데
오늘은 오로지 바다가 보고 싶어서 왔다.
동명항 유료주차장에 깔끔하게 주차를 하고,
아이들과 영금정에 올라 본다.
영금정에서 바라본 동명해교.
아이들도 2년 전 어머니 생신 때 와 본 곳이라며....
바다 바람이 시원하니 참 좋다.
햇볕은 따갑지만,
보기만 해도 시원함을 준다.
이 곳에서 일출을 보면 장관일 듯싶다.
햇볕이 따가워 내려가지 말자고 해도
굳이 바닷가 바위로 내려가자고 하는 아이들.
그것 봐... 햇볕 따깝지...!!
이 바다와 이 파도소리를 듣기 위해 왔노라.
동명항 방파제에서.
저 끝 빨간 등대까지는 햇볕의 따가움에 갈 용기가 나질 않았다...ㅠㅠ
속초에 오면 항상 들리는 옛 중앙시장.
거의 2년 만에 와 보니 주차장이 3층으로 증축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들어가는 입구가 예전보다는 덜 혼잡했다.
예전처럼 시장은 활기차 보였다.
주말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많았고 한 손, 두 손에 갖가지 취향에 맞는 음식들을 챙기며
오고 가는 사람들에 치이기도 하며,
서로서로 방역 지켜가며 장사하는 분들 이곳을 다녀가시는 분들 조심하셨으면 한다.
닭강정 종류들도 많지만,
오늘은 무난하게 '만석 닭강정'으로 결정.
몇 번 다른 가게의 닭강정을 먹어 봤는데 그 맛이 나쁘지 않았고
그 나름대로 특색이 있어서 특히나 아이들이 좋아했었던 것 같다.
다음으로 미루고.
대개를 사달라고 하는 둘째의 간청?을 요 베이비 크랩으로 대신했다.
40마리가 만원.
뭐 별맛 있겠어하며 먹었는데 아삭하면서도 버터맛과 어우러져 고소했다.
요런 튀김 종류들이 참 많다.
어머니와 처가에 드릴 닭강정과 베이비 크랩을 사서.... 집으로 향한다.
속초에 머문 시간보다
오고 가고 했던 시간이 더 길었지만,
몇 분이라도 바다를 볼 수 있음에 그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음에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