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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상

우리부부의 화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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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신경이 좀 날카로웠다.

현장에 납품한 제품에 문제가 생겨 수, 목요일 이틀간 직원분과 함께 나가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해결하지 못한 채 돌아오고 말았다.

어떻게든 풀어내야 하는데 그것을 풀어내지 못한것에 더 화가 났는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문제가 생겼고,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기보다는 납품, 시공한 사람들이 어떻게든 해결을 하려고 머리를 맞대어야 하는데

본인들의 잘못은 없고 만든 우리가 잘못 만들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하는 것에 

화도 났지만 누군가의 잘잘못이 불분명한 상황에선 상대방에게 애써 감정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

차근차근 하나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체크를 해보면 되니까.

아무래도 시공상의 한 부분이 잘못되어 생긴 것 같아 사장님을 불러 이 부분을 수정해 달라고 했다.

그 부분을 수정해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그 부분은 우리가 책임을 질 테니,

그 수정하는 시공비, 인건비는 어떻게 할 거냐를 묻는 사장님께 단호에게 그 부분은 우리가 지급할 

부분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선을 긋는다.

그렇게 일단 마무리를 짓고,

같이 간 직원분과 점심도 먹지 못한 채, 먹을 생각도 하지 않고.... 어제의 일이었다.

 

 

아침 출근길.

일회용 마스크를 쓰는데 난 이 일회용 마스크의 앞, 뒤 구분이 매번 헷갈린다.

마스크를 꺼내 아내에게 어디가 앞인지 물어보는데,

본인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짜증스럽게 말하는 아내의 대답에

나도 신경이 좀 날카로운 상태에서 '욱'하는 성격에 화를 내고 말았다.

언성을 높이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아이들 인사도 받지 않은 채 그냥 출근을 해 버렸다.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행동이 따라 주지 않았다.

차를 몰고 출근하는 10여분 동안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화가 나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

내가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아내의 생활들,

1년 6개월 동안 지속되어온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에게서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인지를 잘 모르듯.

아내도 내가 회사에서 어떻게 일하고 어떠한 일들을 겪는지 잘 모르듯.

잘 견디어 내고 있는 아내를 좀 더 이해했어야 했는데.

사람이라는 것이,

내 기분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고 내 기분이 나쁘면 어떤 좋은 기분 좋은 일도 싫고 나쁘기 마련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 신경이 예민해 있으니 그랬었던 것 같다.

 

 

출근해서 주차를 하고,

안 되겠다 싶어 자꾸 마음에 걸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과 당부의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아내의 문자.

우린... 이렇게 풀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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