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소한 일상

코로나19 시대의 결혼식

반응형

 

지난주 거래처 사장님과 납품확인서와 시험성적서를 메일로 보내달라는 통화를 하면서,

아드님이 결혼하신다는 말씀을 하셔서 날짜와 시간을 알려달라고 말씀을 드리니

카톡으로 모바일 청첩장을 보내주셨다.

이 사장님 하고의 인연은 15년 전 같은 회사에서 근무를 했고 다른 부서였지만 상사이기도 하셨다.

특히나,

다른 부서의 상사분하고는 친해지기도 술자리를 갖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이상하게도 이 사장님과는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술 한잔을 하면서 많은 애로점들을 들어주셨고

많은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다.

그렇게 일 년 조금 다니다 퇴사를 했고,

사장님은 몇 달 더 다니시다 퇴사를 하셨고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시고 지금은

HACCP(해썹-식품이 원재료의 생산 단계에서 제조, 가공, 보존, 조리 및 유통 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위해물질이 섞여 오염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위생 관리 시스템) 공사에서는 꽤 인지도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발주자와 납품자의 위치로 변해있긴 하지만 그때의 마음은 여전하다.

 

토요일 결혼식에 참석할 시간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사전에 미리 전화를 하고 오후에 찾아뵈러 갔다.

결혼할 작은 아드님이 무언가를 정리를 하고 있었고,

결혼 축하드린다고 그리고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인사를 나누고

사무실로 들어가니 계약건으로 통화를 하고 계신 것 같았다.

전화는 좀 길어졌고,

전화통화가 끝나고 나서는 요즘엔 저가 견적과 저가 공사로 힘들다며 하소연을 하셨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도 사장님 나이가 돼도 이 사장님처럼 열정적으로 이렇게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정말이지... 늦은 결혼으로 아마도 70이 넘어서도 육체적인 일이든 뭐든 일을 해야 하는데.

하긴... 그때에서는 일을 하는 데 있어 나이의 개념이 필요치는 않은 시대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두 아드님 결혼 다 시켜놓으니 좋으시겠다는 말씀을 드리니 마음은 편하다고 하신다.

그리고,

첫째 아들의 19개월 된 손녀가 있는데 왜 그리도 이쁘시냐며

자식들 키울 때는 정신도 없고 먹고사는 것 때문에 신경을 잘 못 써서 몰랐었는데

손주들은 그냥... 무조건 이유 없이 이쁘시다고 너무 좋아하셨다.

어르신들한테서 그런 말씀을 많이 듣기는 했다.

거듭 참석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많지 않은 축의금을 건네 드리고,

11월엔 꼭 제가 마석으로 넘어가서 꽤 오래 못한 술 한잔 하시자고 하며 나왔다.

 

너무도 기쁘고 마땅히 축복받아야 할 결혼식.

이 코로나19로 인해 결혼하는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미안해야 하는 참으로

이상한 풍경들이 벌어졌고 지금도 결혼식 참석자들의 인원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안다.

식사를 하게 되면 신랑, 신부 합쳐서 99명까지 그리고,

식사를 하지 않으면 199명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하루빨리 이 코로나가 사라져서 모두가 축복받는 결혼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