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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영화

'오목눈이의 사랑' -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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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야.

우리처럼 많은 것들에게 쫓기며 사는 오목눈이에게 빠른 것이야말로 부러운 일이지.

그렇지만 빠른 것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하지는 않아.

날아가는 속도보다 어디로 갈지,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한 위치와 방향을 아는 게 더 중요하지."


우리에게 '뱁새'로 더 잘 알려진 오목눈이...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

어른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을 깨고 태어날때 유독 빛난 '육분의(사자자리와 바다뱀자리 사이에 있는 작고 희미한 별자리)'별자리를

보고 육분의라는 이름을 지었지만 '육분이'로 불리는 새.

뻐꾸기의 알을 대신 품어야 하는 기이한 운명을 가진 새이기도 하다.

세 번째 품은 뻐꾸기 ,

알 입안이 유난히 빨게 지어준 이름 '앵두'를 찾아 아프리카로 떠나는 긴 여행을 통해 이해와 헌신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시 그 앵두의 알을 품기 위해 다시금 모성애를 보여주는데.

 

우리가 사는 인간세상이나 인간이 모르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는 종, 생김새, 언어, 방식이 다를 뿐이지 우리가 

살아가는 그 삶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너무 빨리만 무엇을 위해, 목적을 잃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울림을 주기도 한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이 시대에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작가의 말」

 

붉은머리오목눈이.

흔히 부르는 말로 뱁새.

크기는 꽁지까지 합쳐 12센티미터. 

무게도 10그램이 채 되지 않는다.

봄여름, 두 번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른다.

이 작은 새의 둥지를 찾아 멀리 아프리카에서 날아오는 새가 있다.

뻐꾸기는 둥지를 지을 줄도 알도 품을 줄도 모른다.

뻐꾸기가 몰래 알을 낳고 가면 붉은머리오목눈이가 그것을 자기 알과 함께 품는다.

뻐꾸기 알이 하루나 이틀 먼저 부화한다.

이제 막 알에서 나온 뻐꾸기 새끼가 다른 알들을 필사적으로 둥지 밖으로 밀어낸다.

제 새끼를 밀어뜨려도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저보다 몸집이 열 배는 더 큰 뻐꾸기 새끼를 한 달가량 필사적으로

벌레를 잡아 먹이며 키운다.

해 긴 여름 아침부터 저녁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먹이를 잡아 나르다가 새끼를 다 키운 다음 힘에 부쳐 목숨을

잃는 어미 새도 있다.

다 자라서 하늘을 날게 되면 뻐꾸기 새끼는 온다 간다 말 한마디 없이 훌쩍 어미새 곁을 떠난다.

그런 뻐꾸기 새끼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으로 아프리카로 떠나는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삶과 여행을 담았다.

새나 사람이나 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마 생각도 그럴 것이다.

내가 본 것은 그 안에 깃들어져 잇는 자연의 지극한 모성이다.

자연이 어머니고, 어머니가 자연이다.

이 책을 이 세상 모든 생명의 어머니께 바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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