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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글쓰기 생각쓰기 - 윌리엄 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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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글쓰기의 자세

16. 글의 목소리를 듣자.

 

나는 야구에 대한 책 한 권과 재즈에 대한 책 한 권을 썼다.

하지만 하나는 스포츠 언어로, 또 하나는 재즈 언어로 쓴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나는 둘 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언어로, 내가 늘 구사하는 문체로 쓰려고 애썼다.

두 책의 주제는 크게 다르지만, 나는 독자들이 같은 사람의 목소리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것은 야구를 다른 '나'의 책이었고, 재즈를 다룬 '나'의 책이었다.

다른 사람들로 그들만의 책을 쓸 것이다.

내가 무엇을 쓰든, 작가로서 내가 팔 것은 나 자신이다.

그리고 여러분이 팔 것은 여러분 자신이다.

주제에 맞추기 위해 자기 목소리를 바꾸지 말자.

독자가 글에서 듣고 알아차릴 수 있는 하나의 목소리를 개발하자.

그것은 음악적인 면에서 즐거울 뿐 아니라 조잡하게 들리지 않아야 한다.

즉, 성기거나 가식적이거나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아야 한다.

 

 

글을 쓰거나 다른 창조적인 예술을 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를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한 감각이다.

똑같은 실력을 갖춘 두 재즈 피아니스트가 있다고 해보자.

감각이 있는 한 사람은 모든 선율을 자기 이야기에 적절하게 이용하고, 감각이 없는 다른 사람은 모든 선율을 자기 

이야기에 적절하게 이용하고, 감각이 없는 다른 사람은 온갖 불필요한 장식음으로 우리를 정신 사납게 한다.

감각이 있는 화가는 캔버스에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어야 하는지 안다.

반면에 감각이 없는 화가는 너무 예쁘거나 너무 난잡하거나 너무 번지르르한 풍경을 우리에게 강요한다.

감가가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는 '적을수록 좋다'는 것을, 다시 말해 디자인은 글자에 종속된다는 것을 안다.

감각 없는 디자이너는 현란한 바탕색과 무늬와 장식으로 글자를 질식시켜버린다.

 

진부한 문구를 근절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은 공기처럼 우리 주위를 떠다니며, 언제나 도움을 주려는 친한 친구처럼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 대신 복잡한 생각을

단순한 은유의 형태로 표현해준다.

진부한 표현은 그렇게 해서 생겨난다.

주의 깊은 필자도 초고에서는 그런 표현을 꽤 많이 쓴다.

하지만 그 뒤에는 그것들을 쓸어낼 기회가 온다.

초고를 고쳐 쓰고 소리 내어 읽을 때는 언제나 진부한 문구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

그것이 얼마나 수상쩍게 들리는지 귀를 세워보자.

자기만의 참신한 표현을 만들어내려 애쓰는 대신 뻔하고 낡은 표현에 만족하지 않았느냐고 비난하는 것 같지는 않은가,

진부한 표현은 감각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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