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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상

정월 대보름 '음식과 놀이' 대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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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이들과 집 앞 산에 올라갔다 오니 아내는 팔당 좀 다녀와야겠다고 이야기한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으니 어머님이 음식을 가져가라고 하셨다고 한다.
난 이때도, 음식을 갖고 와서 아내가 다른 그릇으로 옮길 때까지도 정월 대보름이라는 단어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 화요일이 대보름이지.
어머님은 대보름 음식과 늦가을 호박 만두를 꼭 만드신다.

 

오곡밥 - 대보름 절식(節食)의 하나이다. 오곡은 곡식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고 또 쌀·보리·조·콩·기장 등의 다섯 가지 곡식을 이르기도 한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요즘에는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 외에는 이 풍습을 거의 지내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뭐... 나부터도 잊고 있으니.
어제는 저녁에 운동을 하느라 먹지 못했고 오늘 저녁에 비로소 오곡밥과 나물을 들기름과 고추장에 비벼 적당한 양을 맛있게 먹었다.
그러면서... 옛 추억이 떠오르는 건.
80년대 초, 중반 대보름엔 우리 마을에선 서로 다른 집에 가서 오곡밥과 나물들을 얻어먹는? 일종의 나눠 먹는 풍습이 있었다.
각기 다른 집들의 음식들을 함께 먹는 맛도 꽤 신선했던 기억이 있다.

 

묵은나물 - 말려두었던 여러 가지 나물 재료를 이듬해 봄에 먹는 정월 대보름이 절식. 묵나물·진채·진채식
묵은나물은 박·오이·버섯 등 각종 말린 채소와 겨우내 저장해 둔 콩·호박·순무·시래기·고사리·취나물·오이 꼭지·가지 껍질 등을 말려두었다가 나물로 삶아서 무친 것으로 정월 대보름날 오곡밥과 함께 먹는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쥐불놀이
1. 농촌에서 정월 첫 쥐날 [上子日]에 쥐를 쫓는 뜻으로 논밭둑에 불을 놓는 놀이.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2. 정월 보름날 깡 통에 나무를 넣고 불을 붙여 빙글빙글 돌리며 한 해의 소원을 비는 놀이

 

그리고 쥐불놀이.
깡통 밑바닥과 옆 면에 못으로 구멍을 여러 군데 뚫어 바람이 잘 통하게 만들어 그 깡통에 불씨를 담아 불이 활활 타오르게 돌리다가 던지면 포물선을 그리며 논바닥으로 떨어지는 불꽃, 불빛들이
참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던 그때의 추억들,
같이 뛰놀았던 아무 걱정 없던 그 시간들과 친구들, 형들.... 아주 가끔 그리워질 때가 있다.
지금이야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아마 지금 그 쥐불놀이를 했다면 소방차와 경찰들이 와서 과태료를 부과하고 경찰서에 동행해야만 했을 것이다...ㅎㅎ.
어렸을 땐 몰랐는데 시골에 있는 논과 밭들은 산과 가까이 있었는데 만약에 그 쥐불놀이 깡통이 산 가까이 떨어져 불이라도 났더라면... 아찔한 장면이 먼저 그려지는 건 나이먹음이기도 한 것 같다.

오늘따라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내'가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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