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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

메기매운탕(feat.고향손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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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어머니와 아이들과 함께 산소를 다녀오고 오랜만에 어머니와 함께한 점심식사.

몇 주 무릎과 허리가 아프셔서 고생을 하셨고, 입맛이 없으신 어머니를 위해 혹시나 어머니 입맛을 찾아 드릴지도 모를 '메기 매운탕'을 먹기 위해 자주 찾는 '고향 칼국수'를 방문했다.

얼마 전에 갔을 때 어머니가 좋아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에.

 

한 시가 다 되어 도착했는데 다행히 자리가 있어 편안히 앉을 수 있었다. 때를 못 맞춰서 오면 줄 서서 먹는 곳이라.

첫째와 둘째는 칼국수, 셋째는 냉면 그리고 메기매운탕 중으로 주문을 했다.

 

냉면이 먼저 나오고 칼국수가 이어서 나왔다. 여기 냉면이 좀 특이한 게 칡냉면인데 냉면위에 계란 지단이 올라가 있었다.

보통 삶은 계란 반쪽이 올라가는데....ㅎㅎ.

막내의 허락을 받고 한 젓가락과 육수를 맛 보았는데 전문점이 아닌 곳치곤 맛이 괜찮았다.

그리고,

드디어 나온 메기 매운탕.

양은 그릇에 중을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이 대단했다.

역시 막걸리와 매운탕은 양은그릇에 먹어야 제맛이다. 건강과 환경적인 요인은 둘째 치고라도 말이다...ㅎㅎ.

제법 큰 메기가 4~5마리가 들어가 있는 것 같고 수제비가 함께 했다.

 

 

매운탕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이번엔 장수막걸리를 주문했다.

이런 국물엔 한 잔을 안 할 수가 없다...ㅎㅎ.

어머니가 좀 더 건강해 지셨으면 하는 마음과 좀 더 활력 있게 생활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건강하세요....!!"

 

 

나 역시 메기 매운탕은 처음 먹어 보는 것이라 맛이 궁금했는데 원래 메기 매운탕은 비린내가 없다고 했는데 역시 맛은 깔끔했다.

두툼하고 부드러운 속살이 먹기도 좋았고 우선 가시가 많지가 않아서 좋았다.

팽이버섯의 쫄깃한 식감과 쑥갓의 향과 더불어 무, 감자의 채소들이 잘 어울려졌고 수제비가 그 맛을 더 업그레이드시켰다.

더 좋았던 건,

너무 맵지 않은 매콤한 국물이 더 손을 가게 한 것 같다.

뜨거운 국물과 술 한잔에 땀은 나고 연신 티슈로 땀을 닦아 내고 먹는 맛은 기분과 몸을 개운하게 만들기도 한다.

 

 

밥은 두 공기를 시켰지만 다 먹지 못하고 이 국물엔 면을 먹어야 한다는..... 나만의 소신이 있었기에 면사리를 추가하고,

지난번에 아내와 마셨던 1인 1병 이동막걸리를 한 병 더 주문을 했다...ㅎㅎ.

딱 두 잔이 나오는데 어머니는 그만 드신다고 하셔서 아내와 둘이 마셨는데 취기가.... 아내는 괜찮다고 한다.

쫄아서 짭조름해진 국물과 칼국수 면발이 자극적이지 않게 잘 조화를 이룬다.

메기 매운탕과 함께 한 낮술......더욱이 어머니가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아프다고 하셔서 속상하기도 또 투정 부렸던 내 마음이 좀 풀리는 것 같아서 더 맛있고 기분 좋은 점심이었던 것 같다.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그 간단함을 행동으로 옮기기는 참 어렵고 힘들다.

자주 전화드리고,

자주 찾아뵙고,

맛있는 음식들 함께 먹고,

부모님들의 이야기들을 들어주는 것........ 난, 솔직히 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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