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 영화

정지아 장편소설 - 아버지의 해방일지

반응형
 
아버지의 해방일지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두루 입증받은 ‘리얼리스트’ 정지아가 무려 32년 만에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써내는 작품마다 삶의 현존을 정확하게 묘사하며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받아온 작가는 이번에 역사의 상흔과 가족의 사랑을 엮어낸 대작을 선보임으로써 선 굵은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한모금 청량음료 같은 해갈을 선사한다. 탁월한 언어적 세공으로 “한국소설의 새로운 화법을 제시”(문학평론가 정홍수)하기를 거듭해온 정지아는 한 시대를 풍미한 『빨치산의 딸』(1990) 이래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아버지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은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시간만을 현재적 배경으로 다루지만, 장례식장에서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의 질곡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웅장한 스케일과 함께 손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것은 정지아만이 가능한 서사적 역량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진정한 묘미는 어쩌면 ‘가벼움’에 있다. “아버지가 죽었다. (…) 이런 젠장”으로 시작하는 첫 챕터에서 독자들은 감을 잡겠지만 이 책은 진중한 주제의식에도 불구하고 ‘각 잡고’ 진지한 소설이 아니다. 남도의 구수한 입말로 풀어낸 일화들은 저마다 서글프지만 피식피식 웃기고, “울분이 솟다 말고 ‘긍게 사람이제’ 한마디로 가슴이 따뜻”(추천사, 김미월)해진다.
저자
정지아
출판
창비
출판일
2022.09.02

 

빨치산, 빨갱이, 사회주의자로 낙인 찍힌 당사자와 그 당사자의 가족, 친족들은 그 낙인으로 손가락질받아가며 사회생활에서도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제한을 받기도 고통받는 생활을 해야만 하는 시절이 있었고, 그 잔재 또한 여전히 희미하게 존재하고 있다.

빨치산 아버지를 둔 주인공이, 아버지 장례식동안 겪는 이야기와 그 아버지가 오지랖 넓게 간섭과 해결 등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이들과의 사연들을 이야기하고, 또한 이야기의 장소가 장례식이라 이야기 톤이나 분위기가 가라앉거나 슬플 것 같지만 정지아 작가님은 담담하고 유머스럽게 이야기를 펼쳐 놓으신다.

어디까지가 본인의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본인의 이야기이기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장례식장에서 진짜? 아버지의 모습을 만난다.

(내용은 생략....직접 읽어 보세요...ㅎㅎ)

이 세상이 하나의 생각, 사상, 주의만 있다면 얼마나 위험할까...? 여러 가지 생각들이 있고 그 생각들이 모여 이념과 주의를 만들고 또 그 여러 사상과 이념, 주의 뭐 다 같은 말인가... 아무튼, 그 다양성들이 모여 다름과 차이를 극복하고 때로는 갈등과 화합을 만들어 정화기능을 하는 것이 이 세계가 돌아가는 하나의 이치이지 않을까. 

나는 내 진영은 맞고 너는 너의 진영이 틀리다는 방식은 서로를 갈등과 굴복시키는 방식으로 밖에 전개되지 않을텐데..그래서 전쟁이 일어나고 강대강으로 흘러가는 작금의 상황처럼.

 

누구의 부모님이 고생하시지 않고 살아오셨던 분들이 계실까.

나의 아버님 또한 유독 고난한 삶을 살으셨다.

다섯살에 할머니, 열세 살에 할버니를 여의셨다. 다섯 살 차이 나는 고모는 대구로 일찍 출가를 하셨고 10살 차이 나는 이복형 밑에서 보살핌이라고는 전혀, 구박을 받으셨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고모에게서도, 고향으로 들어가신 후에 동네 어르신들께서 직접 어머니에게 들려주셨던 이야기라고 한다...ㅠㅠ.

어떤 사연으로 그 두분이 단절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나는 그분들을 나의 혈족?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것을 떠나,

소설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작은아버지가 주인공 아버지의 유골함을 끌어안고 통곡을 하시는 장면이 떠올라 돌아가시는 길 그 이복형과 화해를 하지 못한 아버지가 떠오르기도 했다.

군대에 입대하셔는 사고?를 쳐서 탈영도 하시고, 군대에서 차의 전복사고로 굉장히 크게 다치셨고 그 보상금으로 꽤 많은 돈을 받으셨다는 이야기, 그 많은 돈을 관리해 줄 사람이 없었고 친인척에게 빌려 주고 제대로 받지 못하시고 아시는 분과 다리미 공장으로 사업을 하시다가 부도가 나 망하시기도 했다. 그 다리미가 한동안 시골집에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있기도 했다.

그 당시 그 돈이었으면 고향 땅을 다 사고 남을 돈이었는데.....ㅠㅠ.

농사일을 지으시면서 그렇게 술을 많이 드시는 모습을 못마땅하기도 했고, 남에게는 잘하시면서 특히 어머니에게 못하시는 그런 모습들도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결코 그 모습들이 싫었었는데.

너무 이른 나이, 예순셋에 돌아가신 아버지.

그 젊은 영정사진이 낯설었고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나에게 아버지가 짊어지셨던 그 짐을 떠 넘기시는 것 같아서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다. 참으로 난 나쁜 아들이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빈자리를 조금씩 조금씩 채워가면서 원망과 미움 대신 아버지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 나 자신의 죄송함과 아~~ 우리 아버지 정말 대단한 분이셨구나 하는 존경의 마음이 생기고 있다.

누군가가... '사무치도록 그리워진다'는 말이 문장이 아닌 내 마음으로 전해져 고스란히 느껴지고 있다.

 

정지아 작가님의 다른 책이 궁금해진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