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 영화

장류진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

반응형

자꾸, 좋은 습관들이 생기고 있다. 일단은 꾸준하게 걷기와 운동을 하고 있으며, 또 이제 주말 기회가 되면(찾아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더 나가서 주말에 어떠한 계획도 없다면 이젠 도서관에 가고 있다...ㅎㅎ. 잘하고 있다.

 

일요일, 대출했던 책을 반납하고 다시 두 권을 빌려 왔다. 아직 도서관은 적응이 덜 됐다. 책장을 펴고 한참을 졸았던 것 같다. 교보문고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책 중, 아주 오래된 책들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장류진작가의 책이다. 아마도 예전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다른 작품을 읽고 싶어서 담아 두었던 것 같다.

 

2020.05.05 - [책 & 영화] - 장류진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작가의 글은 처음이다. 어떠한 정보도 없다. 그렇게 그 사람의 글을 읽어 보고 싶었다. 신문에서 소설집 리뷰를 봤고 뭔가 끌리는 제목에 책을 보게 되었다. 어떤 사회적 의식, 문제를 보

ryujm1975.tistory.com

 

 

소설집에서도 공감이 되는 직장인들의 생활을 일상어체로 속도감 있게 읽었던 것 같은데, 이번 책도 그 기대에서 벗어 나지 않았다. 주제가 달라졌다고 해야 하나. 

 

뜻하지 않게 입사 동기가 된 은상, 다해, 지송. 그렇게 죽이 맞는 동료가 되었다. 그녀들을 보면서 나의 첫 직장이 생각났다. 나도 그녀들과 똑같이 나를 포함해 한 살, 두 살 많은 형들과 입사동기가 되어 회사가 끝나고 나서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보냈는지, 그리고 미팅까지 했었는데 절로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얼마나 그들이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아마도 그녀들도 그랬으리라. 회사를 다니면서 우리는 일, 업무보다는 그 일을 함에 있어 그와 관련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더 힘듦을 경험하곤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와 비슷한 처지, 상황들에 처한 이들과 동질감 혹은 서로 끌리며 친해지며 회사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불안, 걱정들을 이야기한다. 이 소설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소설이기보다는 이 현실과 너무도 닮아 있고, 우리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누구보다 돈에 관심이 있던 은상의 가상화폐를 시작으로 다해가, 그리고 그렇게 반대하던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실체도 없는 그 코인에 밤새도록 스마트폰 화면를 보며 안절부절못하는 사람들을 이해 못 했었는데 지송이도 처음엔 그녀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다 끝내는 합류하고 만다. 이 가상화폐나, 주택가격 상승이 사람들을, 특히나 가만히 한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박탈감을 준다. 물론 그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무엇이 되었건 투자 혹은 투기를 통해, 그 위험의 대가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몇 수십 배, 수백 배의 수익을 창출하다 보니, 가만히 있으면 왠지 안될 것 같고 뒤쳐져 가는 것 같고,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그럼, 너희들도 그럼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런 논리론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

 

딱 그 시기, 2016년 말부터 시작해서 2018년 후반기였던가. 나 또한 몇 십만원으로 잠깐 거래를 하다가 접고 나왔지만, 과연 이것이 투자인지 투기인지....? 우리 회사 사장님은 공장의 한쪽켠을 막아 50대의 컴퓨터로 채굴을 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욕심을 부리지 않고 했다면 큰 수익을 남기셨을 텐데, 아쉽게도 지인들의 투자를 받아 창고를 얻고 200대 정도 추가로 채굴을 했던 것 같고 그 시기가 최고점으로 올라갔다가 내리막 치는 길이었으니....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채굴을 했다면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비트코인이 8천~9천만 원까지 올랐을 때 매도할 수 있는 존버의 힘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무튼 큰 손해를 보았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 한몫을 하고 있다...ㅠㅠ.

 

달까지 가자. 그 달까지는 수익의 최고점을 말한다. 그리고 그녀들은 그 최고점에서 매도를 했고 행복한 결말로 마음 따듯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평생 놀고 먹고 살 정도의 돈은 아니지만, 은상은 건물주가 되었으니 그럴 수도 있고. 원룸에서 더 넓은 곳으로, 월세에서 전세로. 그리고 누군가는 퇴사를 하고 새로운 일을 도모하기도 하고, 좀 더 생활의 여유로움이 생겼다. 살면서 이 정도의 욕심은 필요하지 않나 싶다. 나도 그런 류의 욕심은 아니지만, 무엇을 통해서 그런 여유로움이 가져봤으면 좋겠다. 그 여유로움이 자연스럽게 얼굴에 나타나듯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