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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영화

걸리버 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 이종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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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다시 읽고 싶었던 책이었고,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다가 구매해서 읽어 본다.

아주 오래전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빌려와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기도 하고, 그 당시에는 제대로 다 읽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영화 혹은 티브에서 현대적으로 각색한 걸리버 여행기를 접하기도 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걸리버 여행기는 대부분 소인국과 거인국에 대한 여행에 한정되어 있는 것 같다. 그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1700년대에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새롭기도 신기하기도 하면서 '상상력'이란 시대와 공간에 개의치 않음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주 오랜전엔, 단순히 상상력을 발휘한 여행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가 살았던 그 시대를 풍자한 단순한 소설이 아닌 풍자소설임을 알게 된다. 누군가가 사는 그 시대에 억눌려 있는 감정, 혹은 개인이 느끼는 생각들과 현상들을 간접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그 자체는 시대를 막론하고 동일한 것 같지만 그 행위조차도 금지하고 막아서는 건 현재가 더 한 건 아닌지.

 

여행기는 총 4부로,

제1부 - 릴리핏(소인국) 여행기

제2부 - 브롭딩낵(거인국) 여행기

제3부 - 라퓨타(날아다니는 섬), 발니바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여행기

제4부 -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

로 이루어졌다.

 

작가가 생존해 있던 그 시대 영국 역사의 배경을 알고 읽게 된다면,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혹은 풍자한 에피소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만 대략적인 이야기들은 페이지 곳곳에 각주와 연대기로 잘 설명해주고 있다.

영국은 참 특이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네 개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연합된 하나의 국가이지만 월드컵 경기나 국제 대회에서는 또 각기 다른 국가로 출전을 하기도 하는.... 그 국가의 고유의 영역이리라.

 

총 4부의 줄거리는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선상 의사로 출항을 하게 되고 기상이변이나 다른 이유들로 단 한번도 가보지 곳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이방인으로서 그들의 언어를 배워가며 적응하게 되며, 가르침을 주거나 받거나 또는 무시를 당하기도 한다. 그렇게 그곳에 적응할 때쯤, 그에 대한 위기가 처해오고 그 위기를 자연스럽게 넘기고 넘겨 사랑하는 가족품으로 돌아오고 다시 또 여행을 떠난다는 지극히 단순한 스토리지만 표면적인 이야기뒤엔 그 시대의 권력, 정치, 유럽의 전쟁의 역사가 뒷받침되고 있다.

 

뭐랄까, 내가 새롭게 느끼게 된 것은 작가의 시대에 일본이라는 나라가 유럽에 알려졌다는 것과 다시금 신문물을 빨리 받아들였다는 것이 어찌보면 우리에겐 불행이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우리도 조금 더 문호를 개방하고 새로운 문물과 과학들을 받아들였다면 지금처럼 분단된 국가를 떠나 영토는 작지만, 아니 그렇게 외세의 침입을 받지만 않았더라면 중국 일부의 영토도 빼앗기지 않았을 테니 좀 더 강대국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그냥 그런 생각들을 해본다.

 

1부와 3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여행이라면, 4부는 좀 뜬끔없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인간과 동물의 역할교환이라고 할까. 어떤 풍자를 위함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과 사회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오해와 진실, 정의와 폭력과 권력다툼, 인간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과 본성들을 비판하고 있다. 인간은 비이성적인 동물로 말은 이성적인 동물로 표현하고 있다.  그 이성적인 말을 추앙함으로써 이성적인 인간으로 변모하려는 그가 걸리버인지 아님,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인지.

 

시대와 나이는 어떤 현상, 사건, 이야기에 대한 판단을 때로는 동일시하게도 만들기도 하지만 반면에 극단적으로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어떤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른채 그것을 순수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무지하다고만 말할 수 없듯이 각기 다른 채움이 채워진 상태에서 그것들을 보는 것은 사뭇 달라지기 때문이다. 

 

걸리버 여행기하면 소인국과 거인국 이야기만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는 사실을.

그냥 지나치듯 읽기엔 조금 부족함이 느껴지는 재독이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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