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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영화

12. 한강장편소설 - 희랍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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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개인적으로,

한강작가님 책중 가장 어렵게 읽고, 어렵게 생각되는 책이기도 하다.

처음, 이 책을 구매했던 시기 자체가 첫째와 둘째가 연년생으로 태어난 시기이기도 했지만 꽤 오래 시간 책을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읽기를 시작해 본다.

 

 

언어가 말과 글로 이루어져 서로에게 어떤 방식으로 표현을 하더라도, 그것이 소리가 되었든 문자가 되었든 그 의미가 전달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말을 잃어버린 그녀,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그.

그녀와 그의 교차되는 시점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두번째 말을 잃어버린 그녀는 첫 번째 말을 되찾았던 방법으로 희랍어를 수강하게 되고, 15살에 독일로 이민을 갔었고 17년 뒤에 한국으로 되돌아와 희랍어를 가르치는 그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의 이야기들이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해 나가고 있다.

반년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혼과 함께 아이의 양육권을 빼앗기기도,  교단에서 강의를 하다 두 번째 말을 잃어버리고 만 그녀.

늦은 나이의 이민으로 완전한 언어의 말을 배우기는 어려웠었기에 그가 선택할 수 있었던 과목은 수학과 희랍어였던 소년, 그리고 그 당시 특히나 동양인으로 인종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던 상황과 그에 대처로 항상 웃음을 지어야 했던 그.

뜻하지 않는 계기로, 그녀와 그녀는 함께 하게 되는데...

 

말을 하지 못하고 시력을 잃게 되어 글과 앞을 못 보게 되는 여와 남.

어쩜,

작가자신이 그 상황에 된다면 언어를 통한 글쓰기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그녀와 그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말이 없는 글쓰기나 읽기는 가능하나 그 자체를 설명하기엔 글로써는 한계가 있듯, 글로 쓰여져 있지 않은 말은 허공의 메아리와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

말과 글이 더불어 혼합되었을 때 비로소 언어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그 상처를 가진 그녀와 그의 함께함이 완성체로 하나의 언어를 만드는, 혹은 그 남녀가 가진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의 언어는 곧 그녀와 그의 상처일지도 모른다.

더 깊숙히는 들어가지 못하고 겉에서만 맴도는 것 같다. 

 

요즘 들어,

나의 준비성과 안일함에 대해 반성하며 때로는 자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직을 하면서 아내와도 잦은 마찰도 생기고 있다.

분명,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고 이런 결정을 내릴 것이었다면 좀 더 준비를 했더라면 그 충격이 덜 했을 텐데.

아내와는 좀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할 것 같고, 난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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